사립학교 재단의 각종 비리와 불법 행태, 즉 ‘사학비리’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이사장이나 총장이 학교를 독점한 채 비민주적으로 운영하는가 하면, 소중한 등록금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부동산 투기 등에 쏟아붓기도 해요.
지금까지 많은 정부가 이 사학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사학법 개정안을 입법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저항에 부딪히기도 했었죠. 전임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도 바로 ‘사학비리 척결’이었어요. 문재인 정부는 교육부 내에 ‘사학혁신단’이라는 기구를 설치해서 사학 재단의 각종 비리를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폐 사학’들은 끈질기게 생존을 이어가고 있어요. 몇몇 인물들은 각종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는데도 별다른 처벌 없이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인수 전 수원대학교 총장이에요.🤔
뉴스타파는 2017년부터 이인수 전 총장과 수원대학교를 둘러싼 비리 의혹을 추적해 왔습니다. 이번 주 타파스는 이인수 전 총장의 각종 비리 의혹, 그리고 검찰 수사조차 무력화시킨 그의 ‘생존 비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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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하나에 19만 원? 수원대와 라비돌 리조트의 수상한 거래😨
2017년, 뉴스타파는 수원대학교의 교비 사용 내역을 살펴보던 중 수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교직원의 생일케이크와 식대 명목으로 10년간 총 5억 3200만 원을 지출한 것인데요. 수원대 교직원 수를 대입해 역산해 보면, 1년에 1인당 평균 19만 원을 생일케이크 값으로 지출한 셈입니다.😮
대체 얼마나 호화스러운 케이크이길래 19만 원이나 하는걸까요?😅 그런데 정작 교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교직원들은 생일 때마다 1만 4천원짜리 롤케이크를 받은 것이 전부였다고 해요. 그렇다면 19만 원에서 1만 4천원을 뺀 나머지 돈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수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수원대가 케이크 비용을 지출한 곳은 바로 라비돌 리조트였는데요. 라비돌 리조트는 수원대와 같은 법인 소속인 수원과학대 바로 옆에 위치한 휴양시설입니다. 그런데 이 라비돌 리조트의 정체는 바로, 이인수 전 총장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의 가족 회사였어요.
정리하자면, 수원대가 수억 원의 교비를 총장의 가족 회사에 지출했는데, 그 중 대부분의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에요. 법률 전문가는 학교가 총장의 개인 회사에 케이크를 주문하는 것 자체가 결국 교비를 가지고 총장 개인의 이익을 취한 셈이기 때문에 범죄에 해당된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검찰은 수원대와 라비돌 리조트의 수상한 거래 내역을 살펴봤음에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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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건물로 불법적 수익 사업도… 검찰은 ‘면죄부’
검찰이 면죄부를 준 사례는 또 있었습니다. 수원과학대는 2011년 교비 300억 원을 들여 신텍스(SINTEX)라는 이름의 컨벤션센터를 지었는데요. 수원과학대는 이 신텍스를 라비돌 리조트에 10년 넘게 독점 임대해주고 있습니다. 라비돌 리조트는 이렇게 임대받은 신텍스에서 종교 행사나 가수 콘서트, 예식 행사 등을 운영하면서 수익사업을 하고 있어요. 학교 건물은 원칙적으로 수익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법령을 어긴 것입니다.🤔
라비돌 리조트는 신텍스를 이용해 어느 정도 수익을 내고 있을까요? 신텍스 내부의 가장 큰 공간인 ‘그랜드볼룸홀’의 하루 대관료는 1,100만 원입니다. 이 홀을 한 달에 열흘만 빌려준다고 해도 1억 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죠. 그에 비해 라비돌 리조트가 내는 임대료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월 평균 2,7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나마도 2021년에는 코로나19를 핑계로 월 임대료가 53만 원으로 줄어들었어요. 한 공간을 하루만 빌려줘도 임대료의 20배가 넘는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셈이죠.😨
2014년 수원대 교수협의회는 이인수 전 총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습니다.학교가 라비돌 리조트에 특혜를 주기 위해 건물을 독점 임대해줬다는 이유였어요. 하지만 검찰은 이 혐의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어요. 조건에 맞는 입찰자가 없어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학교 측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데다, 학교 건물을 이용한 수익 사업을 금지하고 있는 법마저 무시한 결과였습니다.🤔 |
검찰 수사도 무력화한 ‘생존 비결’🤔
위에서 살펴본 사례 이외에도, 이인수 전 총장은 사적 모임 회비나 경조사비를 교비로 처리하는 등 부적절한 공금 사용 논란이 많았습니다. 보다 못한 학생들 3,200여 명이 비리를 해결해달라며 교육부에 탄원서를 낼 정도였어요.😨
교육부는 2017년 이인수 전 총장을 비롯해 수원대와 그 학교법인을 샅샅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이 전 총장이 부적절하게 쓴 교비 110억 원을 적발했는데, 정작 검찰은 약 7억 원의 횡령 건에 대해서만 기소했어요. 그나마도 법원 판결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결과에는 이인수 전 총장의 ‘특별한 인맥’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이 전 총장은 조선일보 일가와 사돈 관계를 맺고 있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30년 지기 친구로 알려져 있어요.😨
또 이인수 전 총장은 총장 재직 시절, 지역 인사들과 인맥을 쌓는 데도 열심이었습니다. 경기도와 수원 지역 기관장들의 모임인 ‘경수사랑’이라는 모임에 후원금을 내기도 하고, 전 수원지검장과 화성 경찰서 형사 등의 경조사를 챙기기도 했어요. 당연히(?) 이 비용은 전부 수원대 교비로 처리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이 모두 돈과 인맥, 혼맥을 이용한 ‘생존 전략’이었던 셈이죠. |
적폐 사학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산다
교육부는 2017년 말 이인수 전 총장과 측근들에 대해 해임 처분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 전 총장은 해임 이후에도 수원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라비돌 리조트와 수원대의 ‘내부 거래’를 이용해 계속해서 수익을 올리고 있어요.🤔
지난 6월 20일에는 라비돌 리조트에서 수원대 교직원 대상 워크샵이 열렸습니다. 열흘 후인 6월 30일에는 수원대 교수 전체가 참석하는 연수회가 역시 라비돌 리조트에서 열렸어요. 또 4월과 5월에는 수원대, 수원과학대 학생들이 대학 투어 이후 리조트에서 식사를 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4월~6월 사이 수원대와 수원과학대가 리조트에서 쓴 돈만 수천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요. 교육부의 고발 이후에도, 검찰 수사 이후에도 수원대와 라비돌 리조트 사이의 내부거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수원대와 수원과학대는 학교를 통폐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어요.😨 학교 측이 밝힌 이유는 수원과학대 신입생 인원이 미달돼 학교 재정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천만 원대 학교 예산을 전직 총장의 리조트에 퍼주면서, 정작 학교를 유지할 재정이 없다는 것은 교육 재단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은 대체로 사학 재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보입니다. 대학 등록금 인상을 허용하고, 지금까지 고등학교 이하에만 쓰였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에도 나눠주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사학비리에 대한 개혁이 없다면, 결국 이 돈은 적폐 사학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작정 이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사학비리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부가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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