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당선자 인수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의 회담 이후 일단락되는가 싶더니, 지난 3월 30일에는 인수위가 김진욱 공수처장의 거취 관련 발언을 하면서 ‘인수위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해치려는 것 아니냐’ 라는 논란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수위가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는, 그만큼 인수위의 행보가 앞으로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인수위는 법률에 따라 정부 예산을 지원받고, 새 정부 운영과 정책의 밑그림을 짜는 등 새 정부의 ‘선봉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요. 그러니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인수위원들 역시 꼼꼼한 검증이 필요하겠죠.
뉴스타파는 새 정부의 기틀을 마련할 인수위원들을 대상으로 고위 공직자에 준하는 검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성한 고려대 교수의 특혜·부정 의혹을 드러냈어요. 과연 두 사람을 둘러싼 의혹은 무엇이었을까요?
세금 한 푼 안 내고 고급 아파트 거주? 장제원 일가의 ‘부동산 특혜’ 의혹🤔
안철수 인수위원장과의 ‘야권 단일화’ 협상을 주도하고, 현재 윤석열 당선자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자 새 정부의 ‘실세 중 실세’로 꼽히고 있는 인물인데요.😮
그런데 이 장제원 의원의 가족들이 ‘동서학원’이라는 학교 재단 소유의 아파트에 10년 넘게 거주해온 것으로 밝혀졌어요. 사실 동서학원은 장제원 의원의 아버지가 설립하고 어머니가 현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실상 장 의원 일가가 독점하고 있는 재단인데요. 바로 이 동서학원이 ‘수익 목적’으로 매입한 아파트에 장제원 의원의 어머니와 형이 10년 이상 거주하고 있었던 것이죠.🤨
▲ 장제원 의원의 어머니와 형이 거주하고 있는 동서학원 소유의 고급 아파트.
문제는 이 아파트가 명목상 동서학원 소유이기 때문에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을 전부 동서학원이 납부했다는 거예요. 이렇게 동서학원이 낸 세금은 약 1억 570만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결국 장 의원의 어머니와 형은 1억 원 이상의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었던 것이죠.
학교법인이 수익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할 수는 있지만 보통은 빌딩이나 상가 건물을 구입하지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요. 게다가 동서학원이 ‘수익 목적’으로 구입한 부동산 가운데 아파트는 이 고급 아파트 딱 1채 뿐이었다는 거예요. 결국 동서학원이 이 아파트를 구입한 이유가 장제원 의원 일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는지 매우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의혹에 동서학원은 “거주 중인 장 의원 일가와 전세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라는 입장이에요. 하지만 전세 보증금 역시 시세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어서 특혜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자 ‘외교 책사’ 김성한 교수, 논문 짜깁기 의혹😰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던 김성한 교수는 윤석열 당선자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죽마고우’로 불릴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어요. 윤 당선자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선대위 외교·안보 정책본부장을 맡았고, 현재 인수위에서도 외교·안보 분과 간사를 맡고 있어 윤 당선자의 ‘외교 책사’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김성한 교수가 자신의 연구보고서 내용을 베끼고 짜깁기한 논문 3편을 학술지에 중복 투고한 것으로 드러났어요. 김 교수는 2003년, 121쪽 분량의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이 보고서의 내용 일부를 베끼고 짜깁기해서 비슷한 내용의 논문 3편을 만들어낸 후, 각각의 논문을 서로 다른 학술지에 투고한 것이죠.🤔
▲ 김성한 교수는 2003년, 한 편의 연구보고서를 베끼고 짜깁기해 3편의 논문으로 만들었다.
문제는 김 교수가 이렇게 논문 3편을 만들면서 연구보고서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사실 저는 처음에는 ‘본인이 쓴 보고서 내용으로 논문을 만드는데 왜 표기를 해야 되지?’ 라고 생각했는데요.😅 학계에서는 자신이 작성한 연구보고서라도 논문에 인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 표기를 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연구보고서와 논문이 별개의 연구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에요.😮
학계에서는 이렇게 자신의 연구 자료라도 출처를 밝히지 않고 학술지에 발표하는 행위를 ‘부당한 논문 중복게재’, 즉 표절과 마찬가지인 연구 부정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김 교수는 비슷한 내용의 논문 3개를 각각 다른 학술지에 투고했는데요. 이런 행위 역시 학계에서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요. 같거나 비슷한 내용의 논문이 여러 개의 연구 실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윤석열 인수위 검증,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뉴스타파는 장제원 의원 일가의 ‘부동산 특혜 의혹’, 김성한 교수의 ‘논문 짜깁기 의혹’에 대해 장 의원과 김 교수에게 각각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장 의원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김 교수는 “장관 후보자도 아닌데 이런 검증을 받아야 되는지 모르겠다” 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어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수위는 새 정부의 기틀을 닦는 중요한 공적 역할을 하고 있어요. 더군다나 윤석열 당선자가 후보 시절부터 가장 강조하고 있는 가치는 바로 ‘공정’과 ‘상식’ 입니다. 새 정부의 기틀을 세워야 할 인물들이 특혜와 부정으로 얼룩져 있는 것은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 라는 윤 당선자의 약속과 거리가 멀어 보여요.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윤석열 인수위원들에 대한 공정한 검증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독립언론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 뉴스타파저널리즘스쿨(뉴스쿨)이 벌써 3주차에 접어 들었는데요. 본격적으로 탐사보도 노하우 공유를 시작했습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기자의 ‘문서추적(Document Trail)1’ 강의를 시작으로 공공문서 추적을 통한 탐사취재 기법 교육이 이어집니다. 데이터저널리즘 강의도 본 궤도에 올랐습니다. 이번 주에는 뉴스타파 데이터팀 연다혜 기자의 ‘데이터 리터러시’ 강의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보도를 ‘데이터로 직접 검증’해보는 실습이 진행됐습니다. 이번 주 마지막 강의는 한국의 언론 산업 실태를 해부하는 내용입니다. ‘뉴스쿨’ 1기 참가자들에게 기성언론 산업의 본질과 그 추한 뒷모습을 알려주는 내용으로 구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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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펀드' 첫 번째 지원작인 강희진 감독의 <제주 메이 데이>가 오는 4월 2일과 3일 이틀간 '인디스페이스와 함께하는 4.3과 친구들 영화제'에서 상영합니다. 이 작품은 제주 4·3 생존자들의 ‘그림 증언’을 바탕으로 집단적 기억의 세대전승을 모색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올해도 뉴스타파함께재단은 '뉴스타파펀드'를 조성해 독립다큐 감독과 독립PD과 협업합니다. 선정한 작품에는 제작비 1천만 원을 지원하고, 이후 뉴스타파 <목격자들> 프로그램에 방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