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두고 윤석열 당선자와 현 정부 사이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요.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는 것은 윤석열 당선자의 주요 공약이기도 했는데요. 윤 당선인 측은 국정운영의 효율성과 대국민 소통 강화를 이유로 취임일에 맞춰 용산으로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려 했고, 현 정부와 여당 측은 안보 공백과 예산 집행의 위법성 등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쟁 사이에 가려 제대로 논의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용산미군기지 반환과 환경 오염 문제인데요. 윤 당선인은 국방부 청사 주변의 용산미군기지를 용산공원으로 조성해서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는 계획인데, 과연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과연 윤석열 당선인은 ‘청와대 시대’를 넘어 ‘용산 시대’를 열 수 있을까요? 이번 주 타파스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쟁에 가려진 용산미군기지와 환경 오염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용산미군기지 반환은 언제쯤 완료될까🤔
윤석열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소통’입니다. 현재 청와대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시민들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어요. 그래서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고, 집무실 주변에 용산공원을 조성해서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죠.
▲ 지난 3월 20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발표하는 윤석열 당선인.
그런데 문제는 이 용산공원이 현 용산미군기지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라는 것이에요. 사실 용산기지를 반환받고 그 자리에 공원을 조성한다는 사업 계획은 2005년부터 시작됐는데, 정작 반환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였습니다. 올해 2월에 추가 반환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반환받은 면적은 전체 용산기지 면적의 약 10%에 불과해요.
주한미군은 용산기지의 1/4을 올해 상반기 안에 반환할 계획이지만, 나머지 3/4은 언제 반환할지 현재로선 알 수 없어요. 즉 공원을 조성하고 싶어도 부지가 언제 생길지 불확실한 상황인 것이죠.🤔
반환 미군기지 부지 ‘심각한 오염’ 상태 😰
하지만 부지를 반환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용산미군기지의 심각한 환경 오염 문제에요. 환경부는 2020년 12월 반환받은 용산미군기지를 대상으로 환경오염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그 결과 반환받은 기지 중 하나인 ‘캠프 킴’의 토양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올해 2월에 반환받은 기지 3곳도 중금속 등에 오염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신용산역 인근 기지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비소와 카드뮴, 납, 아연 등 중금속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고, 숙대입구역 인근 기지에서는 납과 비소, 다이옥신이 검출됐습니다. 또 녹사평역 인근 기지에서는 비소가 무려 기준치의 30배 이상 검출됐어요. 세 곳 모두 주거지역이나 상공업 지역으로 사용할 경우 인체에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오염된 부지는 시민들에게 개방되기 전 반드시 환경 정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자주 방문하는 공원 부지로 사용된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하지만 환경 정화 작업은 금방 마무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인천 부평 미군기지의 경우 반환 당시 고농도 다이옥신에 오염된 상태였는데, 약 10만 제곱미터의 부지를 정화하는 데 2년 6개월이 걸렸다고 해요. 그런데 용산 미군기지의 전체 면적은 203만 제곱미터 규모로 부평 미군기지의 약 20배에 달합니다.
단순히 계산하면 전체 부지를 정화하는 데 약 50년(!)이 걸리는 셈인데요. 물론 일부 먼저 반환된 기지를 먼저 공원화한다고 하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확실하죠. 게다가 환경 정화 이후 다시 공원을 조성하는 기간까지 더하면, 빠른 시일 내에 용산공원이 조성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윤석열 당선인 “용산공원 조속히 조성”
뉴스타파는 위와 같은 환경 오염 문제와 정화 작업도 고려하고 있는지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물었습니다. 인수위 측은 “올해 상반기 반환받는 지역에 대해 6개월 정도 환경평가를 진행한 후, 이상이 없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개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환경 조사 결과를 보면 용산미군기지의 상당 부분이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함께 용산공원을 ‘조속히’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어요. 물론 ‘조속한’ 결정과 추진도 중요하지만, 오염된 환경을 복원하고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의 ‘독립언론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 뉴스타파저널리즘스쿨(약칭 ‘뉴스쿨’)이 지난 3월 14일 드디어 출범했습니다. 현직 언론인과 예비언론인, 그리고 현역 광역시의원과 시민단체활동가 등 모두 19명이 뉴스쿨 1기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뉴스쿨은 1단계 이론 실기, 2단계 탐사보도 펠로우십 과정, 3단계 독립언론 창업 등으로 구성된 세계 최초의 비영리 독립언론 육성 프로그램입니다. 대한민국 언론판을 바꾸기 위해 모인 뉴스쿨 1기를 성원해주세요.
뉴스타파 ‘뉴스쿨’은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와 후원으로 운영합니다. 뉴스타파와 같은 자본권력, 정치권력에서 자유로운 독립언론이 하나 둘 만들어진다면 우리 언론생태계는 훨씬 건강해질 것입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뉴스타파의 ‘독립언론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에 함께 해주세요.
EARTH HOUR는 기후위기의 심각함을 알리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WWF(세계자연기금)에서 시작한 조명 끄기 행사입니다. 매년 전 세계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는데요. 다가오는 토요일 저녁, 8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조명을 끄고 캠페인에 참여해 보시면 어떨까요? 전등 스위치를 끄는 작은 노력, 잠깐의 불편함이 지구를 환하게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