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스] 이재용, 이수만, 박연차…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2021. 10. 8.

며칠 전부터 전 세계를 들썩이고 있는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조세도피처 이용을 도와주는 중개업체들을 통해 고객 자료 약 1,190만 건이 유출된 사건인데요. 전 세계 150개 언론사가 ‘판도라 페이퍼스’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이 자료를 분석했고, 지난 10월 4일부터 분석 결과를 동시에 보도하기 시작했어요. 공개된 자료를 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이 조세도피처를 이용해 부정을 저질렀거나 부정에 연관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아마 오랫동안 뉴스타파를 지켜본 구독자님이라면 이 ‘조세도피처’ 사건이 낯설지 않으실 텐데요. 뉴스타파는 2013년부터 꾸준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조세도피처를 통한 부정부패 의혹을 추적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전두환의 장남 전재국,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등의 조세도피처 악용 의혹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뉴스타파는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도 참여해서 총 1,190만 건의 문서 중 한국인의 이름이 등장하는 문서 약 88,000건을 분석했는데요. 이렇게 확인된 한국인들 중에는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어요.😲

이번 주 타파스는 조세도피처를 이용하는 것이 왜 문제인지, 그리고 ‘판도라 페이퍼스’가 드러낸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은 누구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조세도피처, 대체 뭐가 문제지?🤔

먼저 조세도피처란, #법인세 비율이 적거나 아예 없는 나라들을 부르는 말입니다. 나라마다 법과 세율이 다른 건 당연하지만, 문제는 이런 국가들이 탈세에 악용된다는 것이에요. 기업이나 개인이 조세도피처를 악용하는 방법을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조세도피처에 서류상의 회사(페이퍼컴퍼니)를 만든다.

② 국내의 자산을 페이퍼컴퍼니로 옮긴다.

③ 조세도피처의 세법에 따라 법인세를 내지 않거나 아주 적게 낸다.

이런 식으로 조세도피처를 이용하면 소득세나 재산세를 내지 않을 수 있고, 국내 기관들의 감시를 피할 수도 있어요. 방법이 조금 복잡할 뿐 사실상의 탈세인 셈이죠.🤔 특히 막대한 재산을 가진 자산가나 대기업이 조세도피처를 악용할 경우, 그만큼 국가가 걷는 세금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럼 결국 그 세금은 누가 내야 할까요? 바로 저 같이 평범한 일반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되겠죠.😥 결국 조세도피처를 이용한 탈세 행위는 국가 재정을 불안하게 만드는 동시에, 성실하게 세금을 내면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조세 부담을 늘리는 행위입니다.😡

이재용, 이수만, 박연차…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는 한국인의 이름도 다수 등장했는데요. 그 중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박연차 게이트’의 장본인 박연차 등 누구나 들으면 알 만한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지금까지 삼성그룹의 해외 비자금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삼성그룹의 총수 이름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은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서 처음 밝혀진 사실이에요.

게다가 이재용 부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시기는 2008년으로, 이 때는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이후 특검 수사가 한창이던 시점이었어요.🤔 더군다나 이 부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은 다름아닌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스위스 은행에 계좌를 개설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아시다시피 스위스는 계좌 정보를 철저히 비밀로 부치기 때문에 전 세계 자산가들의 ‘비자금 은닉처’로 유명한 곳이죠.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비자금’ 수사를 피하기 위해 국내 비자금을 몰래 빼돌렸거나, 해외에 있던 비자금을 스위스 계좌로 옮긴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뉴스타파는 위와 같은 사실을 확인한 후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 측에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도를 물었지만, 삼성과 이 부회장은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 이재용 부회장 뿐만 아니라 ‘판도라 페이퍼스’에 이름이 실린 대부분의 인물들이 의혹을 부정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했어요. 과연 이들이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요.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을 추적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 똑똑해지는 키워드 한 입

#법인세

먼저 법인(法人)은 ‘법에 의해 사람으로 취급하는 단체’를 뜻해요. 법인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법인과 공익 목적의 비영리법인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영리법인의 대표적인 형태가 바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회사입니다.
법인은 말 그대로 ‘사람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법적 의무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 중에는 헌법이 정한 납세의 의무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법인 역시 소득에 따라 일정한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렇게 내는 세금을 법인세라고 해요.

#삼성 비자금 의혹

2007년 10월, 삼성그룹의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의혹이에요.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이 국내외에 막대한 규모의 비자금을 숨기고 있으며, 이 비자금을 발각당하지 않기 위해 검찰과 정관계에 로비를 해왔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2008년 1월 특검이 꾸려졌고, 약 4개월간의 수사 끝에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4조 5천억 원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러나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했던 해외 비자금 부분은 ‘사실상 수사가 불가능하다’ 라는 이유로 제대로 규명이 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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