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특수활동비 #유병호 뉴스타파, 2년 9개월 소송 끝에 감사원 예산 자료 ‘최초 입수’ 감사원, 스스로 만든 지침도 안 지켜… 특활비 증빙자료 ‘0건’ 尹정권 감사원 ‘실세’ 유병호 사무총장에 특활비 ‘집중 지급’ 확인 |
|
|
감사원은 우리나라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예산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부정부패는 없는지 감시하는 기관입니다. 대통령 직속 기관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조차도 감사원에 업무를 지시할 수 없죠. 감사원의 이러한 권한과 독립성은 모두 헌법에 의해 보장됩니다. 그야말로 헌법이 정한 ‘정부의 감시자’ 가 바로 감사원인 셈인데요.🤔
하지만 감사원은 다른 기관들의 예산 사용을 감시면서도, 정작 감사원 스스로가 예산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는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외부 기관의 감시도 받지 않았음은 물론, 심지어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불응해 왔어요.🤨
|
|
|
▲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감사원 전경. |
|
|
뉴스타파는 약 2년 9개월간 이어진 정보공개 행정소송 끝에, 감사원 예산 자료를 최초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2022년 부터 2024년까지 감사원이 사용한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등 예산 자료가 포함돼 있었는데요. 과연 감사원은 ‘정부의 감시자’라는 역할에 걸맞게 스스로의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었을까요?
미리 말씀드리자면,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감사원은 스스로가 만든 예산 활용 지침도 지키지 않았을뿐더러, 특수활동비를 사실상 ‘포상금’으로 유용하는 등 예산을 오남용한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의 ‘실세’로 불렸던 인물에게 특활비가 이례적으로 집중 지급된 사실도 확인됐는데요.😡 이번 주 ‘타파스’는 지금까지 베일 속에 감춰져 있던 감사원의 예산 사용 실태를 살펴 보겠습니다. |
|
|
- ‘정부의 감시자’ 감사원은 스스로의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고 있을까?
-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
|
|
감사원, 스스로 만든 규정을 위반하다
- 위에서 감사원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예산을 잘 쓰고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여러 예산 중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이 바로 특수활동비(특활비)입니다.
-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란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외교·안보, 경호 등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합니다. 즉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외교·안보, 경호 등 특수한 상황에서만 써야 하는 예산이라는 뜻이에요.🤔
- 기획재정부는 특활비를 사용하는 각 기관들이 ‘특수활동비 계산증명지침’ 이라는 지침을 따르도록 했는데요. 이 지침에 따르면 현금으로 특활비를 지급할 경우 수령자의 영수증과 ‘집행내용확인서’를 반드시 구비해야 합니다. 특활비를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그 내용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말이죠.🤔
- 그런데 이 지침을 만든 곳이 바로 다름아닌 감사원입니다. 다시 말해 감사원은 각 기관들이 특활비 집행 내용을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든 셈입니다. 그렇다면 감사원은 스스로가 만든 이 규정을 잘 지키고 있었을까요?
|
|
|
▲ 감사원이 만든 특수활동비 지침 중 일부. 특활비를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영수증과 집행내용확인서를 구비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
|
|
- 예상하셨겠지만(?), 이번에 뉴스타파가 확보한 감사원 최고위 간부들의 특활비 증빙자료에는 단 한 장의 집행내용확인서도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적게는 25만 원에서 많게는 285만 원의 특활비를 매번 현금으로 받아갔는데, 그러면서도 단 한 장의 집행내용확인서도 남기지 않았어요.
- 즉 감사원 간부들은 스스로 만든 특활비 집행 규정을 약 3년 간, 단 한 번도 지키지 않은 셈입니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집행내용확인서를)자체 지침에 따라 생략하고 있다” 라고 해명했는데요. 그럼에도 자체 지침을 공개해달라는 뉴스타파의 요청은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
|
직원 85%가 '특수활동 수행자'? 포상금으로 전용된 혈세
- 감사원이 집행하는 특활비는 연간 15억 원 규모입니다. 이 중에서 약 13%는 감사원장과 사무총장, 감사위원 등 8명이 가져가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그렇다면 나머지 87%의 특활비는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 뉴스타파가 확보한 자료 및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직원 수백 명에게 계좌이체 방식으로 특활비를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 직원 1,013명 중 약 85%에 달하는, 최소 750~788명이 매 분기 특활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
|
|
▲ 지난해 6월 20일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대량 이체 내역. 감사원은 매 분기 마지막 달 20일 직원들에게 특활비를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
|
|
- 감사원이 아무리 정부와 공공기관을 감시하는 기관이라지만, 전체 직원 중 85%의 인원이 모두 ‘기밀 유지가 필요한 특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직원들이 제출한 '감사 활용 정보 보고'를 평가해 4개 등급으로 나누고, 등급에 따라 매 분기 말 특활비를 '포상금'처럼 차등 지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하지만 이는 특활비를 필요할 때마다 건별로 지급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의 지침을 위반한 것입니다. 감사원 예산 정보공개 소송을 대리한 하승수 변호사는 "정보 수집에 대한 보상으로 매 분기 특활비를 지급해 왔다면, 사실 이건 보수라고 봐야 한다. 특활비의 용도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 심지어 감사원이 주장하는 ‘정보 보고에 따른 포상’ 역시 그 포상 기준이나 지침이 불분명했습니다. 일부 전직 감사원 직원들은 신문 기사를 짜깁기해서 보고해도 특활비를 받는 사례가 있다고 증언했고, 정보의 질보다는 ‘건수’가 중요할 때도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
|
|
尹정권 감사원 실세 유병호, 특활비 2~3배 ‘몰아주기’ 확인
- 특히 뉴스타파는 윤석열 정부 시절, 어떤 인물에게 특활비가 이례적으로 집중 지급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바로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감사원 사무총장에 임명됐던 유병호 감사위원이 그 주인공인데요.
- 유병호 위원은 윤석열 정부 시기 감사원의 정치적 편향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입니다. 월성원전 조기 폐쇄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사건들을 대상으로 ‘표적 감사’를 펼쳤다는 의혹 때문이었어요.🤔 특히 월성원전 사건의 경우 감사원이 유병호 위원이 짜 놓은 ‘스토리’ 대로 감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
|
|
▲ 윤석열 정권 시기 감사원의 실세로 불렸던 유병호 감사위원(전 감사원 사무총장). |
|
|
- 그런데 뉴스타파는 지난 2023년, 다른 감사위원들의 특활비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유독 유병호 당시 사무총장만 전년도보다 많은 특활비 1,64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다른 위원들이 받은 금액의 2~3배에 달하는 규모였어요.😰
- 뿐만 아니라 유병호 위원은 감사위원으로 임명된 2024년에도 총 1,228만 원의 특활비를 지급받았습니다. 이는 현직 감사원 사무총장보다도 많은 금액으로, 한 전직 감사원 공무원은 ‘특정 감사위원이 사무총장보다 많은 특활비를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지적했어요.🤨
- 더군다나 감사 실무를 맡고 있는 사무처와 달리, 감사위원은 사무처가 감사한 사건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즉 감사위원이 직접 특활비가 필요한 감사 활동을 할 일 자체가 없다는 것이죠.
- 그럼에도 유병호 위원이 계속 특활비를 받아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익명의 전 감사위원들은 유병호 위원이 '특별정보활동' 명목으로 사무처에 감사 정보를 전달하며, 감사 활동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
|
|
‘정부의 감시자’ 감사원, 스스로 투명성 증명해야
- 처음에도 말씀드렸다시피 감사원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예산, 인사 등을 감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습니다. 심지어 국민이 선출한 행정부의 수반, 대통령조차 감사원을 마음대로 다룰 수 없습니다.
- 감사원이 그만큼 큰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이유는, 감사원이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관이라는 국민들의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로 밝혀진 감사원의 실태는 국민들의 믿음과는 여러 모로 거리가 먼 모습이었는데요.🤨
- 우선 감사원은 스스로 만든 ‘집행내용확인서’ 지침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국민의 혈세를 사실상 아무런 근거 없이 지출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감사원이 국민의 혈세를 언제든지 사적으로 오용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 실제로 감사원은 특활비의 대부분을 직원들에게 포상금 형태로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특활비의 본래 목적에도 어긋날뿐더러, 그 포상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불분명했습니다. 감사원 또한 검찰처럼 특활비를 오남용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발견된 셈이에요.😰
- 또 유병호 감사위원처럼 정치적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에게 특활비가 집중 지급되고, 그가 감사 실무에 개입한다는 의혹은 감사원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의혹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감사원 스스로 명확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 감사원이 ‘정부의 감시자’ 역할을 자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스스로의 투명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감사원 예산 자료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감사원을 감사’하겠습니다.
|
|
|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타파스’를 만들고 있는 현PD입니다.
더 나은 타파스를 만들기 위한 의견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이번 주도 타파스와 함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
|
|
뉴스타파는 광고와 협찬을 받지 않고 오직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제작·운영됩니다. 99% 시민을 위한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후원회원이 되어 주세요. |
|
|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12-13(04625)
ⓒ The Korea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 All Rights Reserved.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