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류희림 방심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에 무혐의 결론 의혹 제기한 공익신고자는 오히려 검찰 송치 청부 민원 의혹 연루자 조사도 안 해… ‘부실 수사’ 의혹도
구독자님, 혹시 지난 2023년 12월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류희림 청부 민원 의혹’ 보도를 기억하시나요?🤔
류희림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들에 대한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이었는데요. 이후 방심위는 이렇게 접수된 민원들을 ‘셀프 심사’ 해서 KBS, MBC, YTN, JTBC 등 4개 방송사에 중징계를 내리게 됩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청부 민원’ 의혹을 보도한지 1년 반이 넘게 지난 지금,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뜻밖의 결론을 내놨습니다.
류희림 전 방심위원장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반면, 청부 민원 의혹을 제기한 방심위 내부 공익신고자는 검찰에 송치한 것인데요.😡
뉴스타파가 경찰의 수사 결과를 살펴보니, 경찰은 몇 가지 기묘한(?) 논리를 바탕으로 류희림 전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었습니다. 이번 주 타파스는 ‘류희림 청부 민원’ 사건에서 경찰이 내세운 무혐의 논리가 과연 공정한 것인지, 또 수사 과정에서 부실한 점은 없었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 뉴스타파가 던진 질문들
‘류희림 청부 민원’ 의혹에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경찰은 과연 공정한 수사를 했을까?
경찰이 내세운 무혐의 결론의 근거는 무엇일까?
🧐 주목해야 할 사실들
경찰의 첫 번째 무혐의 논리: “청부 민원 이외에 진짜 민원도 있었다”
먼저 경찰이 밝힌 첫 번째 무혐의 논리는 ‘청부 민원 이외에 진짜 민원도 있었다’ 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방심위 심의가 청부 민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진짜 민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단정할 수 없다는 논리인데요.
문제는 민원이 접수된 타이밍입니다. 방심위에 ‘뉴스타파 기사를 인용한 방송사를 심의해달라’ 라는 민원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2023년 9월 4일부터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이동관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에서 “방심위 같은 기관을 통해 가짜뉴스를 없애겠다” 라고 발언한 날이기도 해요.🤨
▲ 2023년 9월 4일 국회 과방위에서 발언하는 이동관 당시 방송통신위원장.
그런데 당시는 이미 뉴스타파가 해당 기사를 보도한지 1년 6개월이 지난 뒤였습니다. 이를 인용한 타 방송사의 보도 역시 뉴스타파 보도와 비슷한 시기에 집중돼 있었죠. 그런데 이 1년 6개월간 방심위에는 관련 민원이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동관 방통위원장의 국회 발언 이후, 방심위에는 1년 6개월간 한 번도 접수되지 않았던, 뉴스타파 보도를 문제삼는 민원이 수백 건씩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민원인들 중 상당수가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가족과 지인들로 밝혀졌습니다.🤔 류희림 위원장이 방송사들을 징계할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민원을 사주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에요.
하지만 경찰은 “사주된 민원 외에도 진정한 민원이 있었다” 라는 논리를 들어 류희림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줬습니다. 그러면서 무엇이 ‘진정한 민원’인지,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요.😡
두 번째 논리: “청부 민원이라도 동의하면 진정한 민원”
두 번째로 경찰은 사주받은 민원일지라도 “민원인이 그 내용에 동의하고 제출했다면 진정한 민원으로 인정된다” 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직접 통화한 민원인 중 상당수는 정작 민원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취재진에게 “뉴스타파가 뭐예요?” 라며 되묻는 민원인도 있었는데요.😅
뉴스타파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를 징계해달라’ 라는 내용에 과연 동의할 수 있었을까요? 그보다는 내용도 읽어보지 않고 민원을 제출했거나, 명의만 빌려줬다고 보는 편이 상식적이지 않을까요? 어느 쪽이든 경찰이 말하는 ‘진정한 민원’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경찰은 ‘민원 사주’를 받은 당사자들이 민원의 내용에 동조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이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는 역시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요.🤨
▲ 2023년 당시 방심위에 민원을 제출한 한 민원인은 ‘뉴스타파가 뭐예요?’ 라고 취재진에 되묻기도 했습니다.
경찰, ‘청부 민원’ 관련자들 조사도 안 해… 공익제보자만 검찰 송치
뉴스타파가 처음 류희림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을 보도하게 된 데는 방심위 내부 공익제보자의 덕이 컸습니다. 보도 이후 공익제보자는 민원을 사주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 명단을 정리해서, 이들을 꼭 조사해달라며 경찰에 부탁했어요. 이 명단에는 류희림 위원장의 지인과 가족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 명단에 있는 사람들 중 단 한 명도 소환하거나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찰은 명단을 제출한 공익제보자들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즉 청부 민원 의혹을 받고 있는 류희림 위원장은 면죄부를 받은 반면, 이를 조사하라고 경찰에 고발한 공익제보자는 검찰에 송치돼 형사처벌 대상이 된 셈이에요. 공익제보자 중 한 명인 김준희 방심위 노조 지부장은 “수사를 하랬더니 수사는 하지 않고 경찰이 재판하고 있는 꼴” 이라며 수사기관의 즉각적인 재수사를 촉구했습니다.🤨
😮 이 보도가 중요한 이유
민원(民願)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국민이 국가와 공공기관에 대해 뭔가를 요구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청부 민원’이란 곧 국민의 요구를 조작했다는 뜻이 되겠죠. 더군다나 그 주체가 방송·통신 규제 기관인 방심위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공정한 방송 문화를 책임져야 할 기관이 오히려 불공정을 조장하는 셈이니까요.😡
류희림 전 방심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출범 이전부터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특별한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청부 민원’ 의혹이 사실이라면, 류희림 위원장은 왜 이와 같은 사건을 저지른 것일까요? 윤석열 정권을 수호하고, 비판적인 언론들을 탄압하고, 나아가 언론 전체를 장악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요?
청부 민원 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 중 한 명인 김준희 방심위 노조 지부장은 최근 경찰의 ‘류희림 무혐의’ 결론과 관련해 여러 법적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경찰과 검찰이 계속해서 류희림을 비호한다면 특검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라고 말했어요. 부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청부 민원 의혹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