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명태균 #게이트 #여론조작 #당선무효
어제(10월 31일) 오전 9시 30분,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매우 충격적인 내용의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2022년 5월 9일 녹음된 이 파일에는 여론조작, 공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의 통화가 녹음돼 있었는데요. 아래는 두 사람의 통화 내용 중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발췌한 것입니다.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공천)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즉 국민의힘 공관위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천 상황을 보고했는데, 이를 본 윤 대통령이 ‘김영선을 공천해줘라’ 라고 지시했다는 말이죠. 대통령이 직접 공천에, 그것도 후보를 콕 집어 지명할 정도로 깊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다름아닌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목소리로 밝혀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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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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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대통령실에서는 “국민의힘 경선 이후 명태균 씨와는 연락을 주고받은 적도 없다” 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공천 개입 의혹이 그저 명태균 씨의 허풍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보수 진영 인사들도 있었죠.
그런데 위에서 공개된 녹음 파일로 인해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말로 판명됐고, 거꾸로 명태균 씨의 영향력(?)은 진짜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적어도 명 씨가 국회의원 한 명의 공천을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을 대통령 부부에게 행사한 것만은 사실로 보이니까요.🤔
여기서 문제는, 명태균 씨의 영향력이 대체 어디서 왔냐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왜 ‘당에서 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명 씨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줬던 것일까요? 이번 주 <타파스>는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와 명태균 씨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 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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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조작 여론조사' 최소 8건… 윤석열-홍준표 순위 뒤집힌 사례도🤨
명태균 씨의 행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래한국연구소’라는 여론조사 업체를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이 업체는 명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표를 맡고 있는데, 명 씨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세세한 업무를 지시하는 등 미래한국연구소를 실질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즉 미래한국연구소는 실질적으로 명태균 씨의 회사나 다름없었습니다. 얼마 전 국회 국정감사에서 명태균 씨 관련 의혹들을 폭로했던 강혜경 씨 역시 이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으로, 명 씨와는 10년 가까이 함께 일한 사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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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강혜경 씨. (사진출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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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래한국연구소는 조사 방법 등의 문제로 4차례나 고발당해 벌금이 부과됐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업체였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대선 당시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해 공표하기도 하고, 또 일부는 비공표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뉴스타파는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의 원본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난 대선 기간 실시한 비공표 여론조사의 상당수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가짜 응답자’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을 만들어내는 수법으로 여론조사 결과치를 조작한 것인데요.
특히 국민의힘 후보 경선 과정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의 경우, 뉴스타파가 확인한 것만 최소 8건의 여론조사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어요. 그 중에서는 경선 2위에 그쳤던 윤석열 후보가 1위 홍준표 후보를 꺾은 것처럼 조작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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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 중에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순위가 뒤바뀐 사례도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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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여론조사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사람이 바로 명태균 씨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명 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9월 29일, 강혜경 씨에게 전화해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중략) (윤석열 후보가) 2~3% 홍(준표)보다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
즉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홍준표 후보보다 약 2~3%p 앞서도록 조작을 지시한 것입니다.😰 처음 이 통화 내용이 공개됐을 때 명태균 씨는 ‘강혜경 씨가 실수한 것을 바로잡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 결과, 명 씨가 조작을 지시한 2021년 9월 29일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로 조작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에서 1위 윤석열 후보와 2위 홍준표 후보의 차이는 단 0.6%p에 불과했는데, 명 씨의 지시대로 데이터 조작을 거치자 윤석열 후보가 3.9%p 차이로 앞서게 됐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2~3% 더 나오게 해야 된다’ 라는 지시 사항이 그대로 실현된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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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 씨가 조작을 지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로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조작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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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윤석열에 ‘조작 여론조사’ 직보 정황 🤨
그렇다면 명태균 씨는 왜 굳이 번거롭게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던 것일까요? 여론조사 조작의 목적은 무엇이었고, 조작된 여론조사는 어떻게 ‘활용’됐을까요?
명 씨는 이렇게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를 윤석열 후보 본인에게 직접 보고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명 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했던 다음날(9월 30일), 미래한국연구소는 다시 한 번 여론조사를 벌였는데요.
이날도 명 씨는 강혜경 씨에게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래와 같은 한 마디를 덧붙였어요.
“그것 좀 빨리 좀 해줬으면 좋겠어. 아까 윤 총장 전화했는데… 궁금해하더라고.”
즉 윤석열 후보가 전화해서 궁금해하고 있으니, 조작된 여론조사 보고서를 빨리 내놓으라고 독촉하는 말입니다. 만약 명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후보가 직접 조작된 여론조사를 받아봤다는 말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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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 씨는 ‘윤석열 후보에게 전화가 왔다’ 라며 여론조사 조작을 독촉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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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와 명태균 씨의 ‘직보’ 체계는 국민의힘 경선 이후에도 계속됐던 것으로 보여요. 명태균 씨는 지난 10월 26일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대선 기간 중에도 윤석열 후보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라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창원에 거주하던 명 씨가 대선 직전 서울행 비행기를 수 차례 예약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명 씨가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를 직접 만나서 여론조사 보고서를 전해준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에요.🤔
또 당시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을 맡고 있던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대선 당일에도 ‘명태균 보고서’로 회의를 했다” 라고 증언했습니다. 다만 신용한 교수는 문제의 보고서가 어떤 경로로 캠프에 들어왔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는데, 보고서가 전달된 경로가 바로 윤석열 후보 본인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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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이 전해준 ‘공짜 여론조사’... 윤 대통령 ‘당선 무효’ 가능성도 😰
아시다시피 여론조사는 그 자체로 선거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거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밴드왜건 효과’가 일어나곤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래한국연구소가 조작해 만든 비공표 보고서가 정말로 ‘비공표’됐는지, 즉 어떤 경로든 이를 유출해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하지는 않았는지도 앞으로 규명해야할 중요한 지점입니다.
또 한편으로 여론조사는 후보와 후보 캠프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후보는 더 자신감을 갖고 선거에 임할 수 있고, 그 모습이 다시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따라서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보고서도 윤석열 후보와 캠프 측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추측됩니다.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정치에 갓 발을 들인 윤석열 후보에게, 창원과 서울을 오가며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전해주는 명태균 씨는 아마도 꽤 고마운 존재가 아니었을까요.🤔
따라서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역시, 대선 기간 여론조사 결과를 전해준 명태균 씨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나름대로 ‘보답’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물론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것도,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를 대선 후보에게 전달하는 것도, 그 대가로 국회의원 공천을 주는 것도 전부 다 잘못된 행동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사실 이 문제야말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법적으로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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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윤석열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받았다면 ‘당선 무효’ 가능성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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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씨는 여론조사 과정에서 3억 원이 넘는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작 윤석열 캠프에서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즉 명 씨는 윤석열 후보에게 공짜로 여론조사 결과를 가져다 바친 셈이에요.🤨
명태균 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여러 정황으로 확인됩니다. 먼저 지난 10월 21일 강혜경 씨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명태균이 여론조사 비용 3억 원을 받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라는 내용의 녹음파일을 공개한 바 있고요.
또 어제 공개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녹음 파일에서, 명 씨는 "대통령과 사모님을 위해서 희생했기에 거기에 대한 반대 급부를 얻을 수 있었다", "대통령 부부에게 돈 받은 거 있습니까?" 라고 말합니다.
즉 명태균 씨가 윤석열 후보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취지의 발언이에요.🤔
만약 명 씨의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정치자금 부정수수죄'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는 대통령직 당선 무효가 될 수 있는 중대 범죄에 해당합니다. 윤석열 ‘후보’를 도와줬던 명 씨의 여론조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로 돌아온 셈이에요.😰
이번 주 <타파스>는 가능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관계, 그리고 여론조사 조작 관련 내용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명태균 씨와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는 많지만, 어디까지나 국민들이 선택한 사람, 그래서 가장 책임이 큰 사람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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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엔 김중배와 수작을]10. ‘양초의 철학’과 한강의 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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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집으로 뉴스타파와 협업한 “숨의 격차, 미세먼지 속 아이들”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살아지구는 오로지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운영합니다. 뉴스쿨 네번째 독립언론에 대한 많은 응원과 격려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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