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부터 딱 1년 전인 2023년 9월 1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 사무실에 들이닥쳤습니다. 이날 검찰은 뉴스타파 보도가 만들어지는 뉴스룸까지 들어와 취재 자료와 영상 등을 수색했어요.😰
같은 시간,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와 봉지욱 기자의 자택에도 검찰이 들이닥쳤습니다. 검찰은 기자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의 노트북과 이메일 등을 압수수색했어요.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당시 검찰은 기자의 노트북을 압수수색할 권한도 근거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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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9월 14일 검찰이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 사무실에 들이닥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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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검찰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이라는 혐의가 적혀 있었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뉴스타파의 보도가 윤석열 대통령(당시 대선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였습니다.
검찰은 뉴스타파가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허위 보도를 했다’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검찰은 JTBC, 경향신문, 서울의소리 등 타 언론사들 역시 뉴스타파와 조직적으로 공모했다고 보고, 지난 1년간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 왔습니다.
하지만 뉴스타파 압수수색 1년이 지난 지금,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아무런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어요.🤔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불법 행위들만 숱하게 드러났고, 최근에는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을 고쳐 쓰는 ‘굴욕’도 당했습니다.
이번 주 ‘타파스’는 뉴스타파 압수수색 1주년(?)을 맞아,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의 쟁점들을 짚어 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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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김만배-민주당 공모설? 검찰 공소장엔 ‘증거 없음’ 🤔
먼저 검찰이 ‘허위 보도’라고 주장하고 있는 기사는 지난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 녹음 파일 보도입니다. 이 기사에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 그리고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대화 내용이 실렸는데요.
이 대화에서 김만배는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검찰 선배인 박영수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대출브로커 조우형을 봐줬다’, 또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일당에게 특혜는커녕 불이익을 줬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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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 ‘김만배 녹음파일’ 보도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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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검찰은 ① 김만배의 주장이 완전히 허위인데다가, ② 뉴스타파와 언론사들이 김만배, 그리고 민주당 측과 공모해 의도적으로 허위 보도를 퍼뜨렸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은 위 입장을 토대로 뉴스타파와 타 언론사들을 수사해 왔습니다. 그리고 약 1년간의 수사 결과, 지난 7월 8일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한상진 기자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정작 검찰이 낸 공소장에는 ‘뉴스타파-김만배-민주당 공모 관계’에 대한 구체적 증거가 단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뉴스타파는 김만배, 그리고 민주당과 허위 보도를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보도와 성명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밝힌 사실이지만, 뉴스타파는 신학림 전 전문위원을 통해 입수한 녹음 파일을 여러 각도에서 검증해 보도했을 뿐입니다. 김만배, 신학림, 민주당 관계자 등 그 누구도 뉴스타파의 보도 과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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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재판 시작하기도 전에… 판사가 검찰 혼낸 이유 😅
검찰이 뉴스타파 대표와 기자를 ‘윤석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긴 뒤, 지금까지 총 3번의 ‘공판준비기일’이 있었습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공소 사실 등을 확인하는 절차인데, 세 번이나 열리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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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31일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 봉지욱 기자, 김용진 대표(왼쪽부터)가 출석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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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번의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잇따라 공소 내용을 지적당하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앞서 검찰은 공소장에서 ‘뉴스타파-김만배-민주당 공모 관계’에 대해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대신 공소장에는 뉴스타파와 관련 없는 다른 언론사의 보도 내용,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대장동 사건의 관계 등, 대통령 명예훼손과는 관계 없어 보이는 내용들이 상당수 들어가 있었습니다. 재판을 맡은 판사조차 “이재명 대표 관련 내용이 대통령 명예훼손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 라며 공소장 변경을 요구할 정도였어요.🤔
1차,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연달아 공소 내용을 지적당하자, 검찰은 지난 9월 2일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결국 공소장을 변경했습니다. 변경된 공소장에는 이재명 대표 관련 내용과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 등이 상당수 빠져 있었어요.
하지만 재판부는 변경된 공소장에 대해서도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했지만 여전히 (명예훼손이 아닌)공직선거법 공소장을 보는 것 같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일단 변경된 공소장으로 재판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아직 공소장이 추가로 변경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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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허위 보도? 대통령이 직접 증명할 때 🤨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윤석열 명예훼손’ 혐의의 대전제는 뉴스타파 보도가 허위였다는 것입니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던 윤석열 검사가 조우형을 봐줬다’ 라는 김만배의 거짓 주장을 뉴스타파가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검찰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먼저 윤석열 검사가 조우형을 봐주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9월 2일 열렸던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장은 이 부분을 지적하며,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조우형에 대한 윤석열의 봐주기 수사 여부” 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이 쟁점에 대한 검찰의 주장은 한결같습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조우형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 단순 ‘참고인’에 불과했다는 것이죠.
그러나 뉴스타파는 <대장동 X파일> 연속 보도를 통해 여러 차례 검찰의 주장을 반박해 왔습니다. 조우형은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의 친인척으로, 당시 부산저축은행의 차명 회사를 운영하는 등 사건에 깊게 관여한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윤석열 검사는, 정말로 이런 인물을 단순 ‘참고인’으로 치부한걸까요?😰
아마도 이 ‘봐주기 수사’ 의혹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일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조우형을 봐준 사실이 없다면,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스스로 법정에 나와서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윤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명예훼손 사건은 반의사불벌죄, 즉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사건이에요.
그런데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명확한 처벌 의사를 밝힌 적이 없습니다. 윤 대통령이 정말 자신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생각한다면,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법정에서 처벌 의사를 밝히면 될 일입니다.
오는 24일부터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의 본 재판이 시작됩니다. 뉴스타파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모든 재판 과정에 당당하게 임할 예정입니다. ‘검찰발 기사’가 쏟아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 뉴스타파가 입수한 기록과 자료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도 있습니다.
뉴스타파가 정권과 검찰의 탄압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것은, 언제나 뉴스타파를 응원해주시는 후원회원과 시민들 덕분입니다.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시길 바라며, 앞으로 뉴스타파가 나아갈 길도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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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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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별수사팀에서 2023년 9월 14일 뉴스타파 뉴스룸과 한상진, 봉지욱 기자 집을, 3개월 뒤엔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집을 압수수색했습니다. 2024년 7,8월에는 김용진, 한상진, 봉지욱 세 기자를 '윤석열 명예훼손'으로 기소했습니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기자를 강제수사하고 기소한 사건은 1987년 이후 한국 언론 자유 역사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검찰이 언론 보도를 두고 10명이 넘는 최정예 검사로 특별수사팀까지 꾸려서 1년 가까이 수사한 일도 사상 초유입니다. 김용진 한상진 봉지욱, 3명의 저자는 이 사건 피고인이자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사건을 목격한 취재기자로 <압수수색>을 온몸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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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엔 김중배와 수작을]5 ‘함께’와 ‘판문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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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충무로에 있는 비영리 독립언론 협업 공간 ‘뉴스타파함께센터’는 김중배 선생이 붙인 이름입니다. ‘뉴스타파함께재단’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따왔습니다. 김중배 선생은 언제나 ‘함께’ 정신을 강조해왔습니다. 뉴스타파필름이 제작한 영화 <판문점>도 김중배 선생은 ‘함께’라는 틀로 해석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자세가 ‘함께’ 아닐까요?
[수요일엔 김중배와 수작을]5 ‘함께’와 ‘판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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