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 1심 재판부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의 중형을 내렸습니다.
쌍방울그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에 불법 송금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 의혹인데요.🤔 법원은 이화영 전 부지사가 쌍방울 측과 대북 송금을 공모했다고 보고 1심 유죄 판결을 내린 거예요.
이화영 부지사에 대한 1심 판결 이후, 검찰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6월 1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같은 사건으로 기소했습니다. 앞으로의 재판은 검찰이 주장하는 ‘이재명 방북 비용’ 300만 달러가 어떤 방식으로 북한에 건네졌는지, 이재명 대표는 이 사건에 어떻게 연루돼 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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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세 차례에 걸쳐 북한에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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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수사 내용에 따르면, 검찰은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이재명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총 3차례에 걸쳐 북한에 보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 ‘타파스’가 살펴볼 것은 검찰이 주장하는 ‘첫 번째 송금’ 관련 내용이에요.🤔
검찰은 총 300만 달러 중 70만 달러가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북한 공작원 리호남의 손에 건네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리호남은 영화 <공작>에서 이성민 배우가 연기한 북한 측 인사 리명운의 실제 모델로, 지난 수십년간 북한에서 대남 공작을 맡아 온 베테랑 공작원이에요.
그런데 뉴스타파는 취재 결과, ‘리호남이 필리핀에서 70만 달러를 받아갔다’ 라는 검찰의 주장을 뒤흔들만한 결정적 근거 3가지를 발견했어요. 지금부터 그 증거들을 하나하나 공개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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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① 쌍방울이 촬영한 ‘비공개 만찬’ 영상
첫 번째 증거는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쌍방울그룹 측이 촬영한 ‘비공개 만찬’ 영상입니다.
이날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는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주최로 ‘제2차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 내용은 주로 일제의 강제 징용을 규탄하는 내용이었는데요.
경기도와 쌍방울그룹이 후원한 이 행사에는 경기도 이화영 부지사, 쌍방울 김성태 회장, 아태협 안부수 회장 등 남한 측 인물들과 함께 북한 측 인사 6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때 북한 측 인사로 참석한 리호남에게 김성태 회장이 70만 달러를 건네줬다는 게 검찰의 수사 내용이에요.🤔 검찰의 수사 내용은 과연 사실일까요?
이날 공식 행사가 끝난 뒤, 호텔 만찬장에서는 남북한 인사들이 참석한 ‘비공개 만찬’이 열렸습니다. 이 만찬에는 김성태 회장 등 쌍방울그룹 관계자들과 안부수 아태협 회장, 그리고 북한 측 인사 6명이 참석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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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필리핀에서 열린 비공개 만찬 현장. 이 만찬에는 북한 측 인사 6명이 참석했지만, 그 중에 리호남은 없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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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쌍방울 측이 촬영한 이 ‘비공개 만찬’ 영상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이 영상에서 안부수 회장은 북한 측 인사 6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소개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런데 안부수 회장이 호명하는 이름들 중 리호남이라는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어요.🤔 뿐만 아니라 영상 어디에서도 리호남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즉 적어도 이 만찬에서 리호남에게 돈을 건넬 수는 없었다는 것이 밝혀진 셈입니다. 자리에도 없는 사람에게 돈을 줄 수는 없으니까요.😅
이에 대해 검찰은 이렇게 반박합니다. ‘리호남이 만찬 이후 호텔 방에서 김성태를 따로 만나 돈을 받아갔다’ 라고요. 듣고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만찬에 참석하지 않고 호텔 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중에 따로 돈을 받아갔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 필리핀 행사를 총괄했던 대행사의 김 모 대표는 ‘당시 리호남은 필리핀에 오지 않았다’ 라고 확신했습니다. 김 대표가 이렇게 확신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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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② 필리핀 행사 총괄 김 대표의 증언
2019년 필리핀 행사 실무를 총괄했던 김 모 대표는 꼼꼼하고 정확한 일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필리핀 행사 직후에 아태협 본부장으로 영입된 인물입니다. 안부수 회장의 최측근으로 아태협의 대북 사업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 대표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여러 차례 “리호남은 필리핀에 오지 않았다” 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표는 행사 당시 자신이 운영하던 대행사 직원들이 북한 측 참가자들의 의전을 맡았는데, 말 그대로 ‘잠자는 시간 빼고 전부’ 계속 붙어서 의전을 챙겼다고 합니다.
행사 내내 그런 식으로 밀착 관리를 했으니, 북측 인사들의 이름과 얼굴을 모를 수는 없겠죠. 하지만 김 대표는 당시 자신은 물론 직원들 역시 ‘리호남을 본 적이 없다’ 라고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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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7월 필리핀 행사를 총괄한 김 모 대표는 ‘리호남은 필리핀에 오지 않았다’ 라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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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 대표는 검찰이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자, 자신의 기억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필리핀 행사 당시 상황을 알아 봤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당시 리호남이 필리핀에 방문했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다고 해요.
지금까지 김 대표는 검찰에서 약 일곱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도 검사에게 “리호남은 필리핀에 오지 않았다” 라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확보한 김 대표의 진술조서에는 ‘필리핀과 리호남’ 관련 내용은 쏙 빠져 있었어요. 검사가 김 대표의 주장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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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③ ‘미수교국’ 필리핀의 비자 발급 문제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리호남은 행사 후 만찬 영상에도, 행사를 총괄했던 대행사 대표와 직원들의 기억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리호남이 위조 여권을 사용해 필리핀에 잠입했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주장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어요.
검찰의 주장대로 리호남이 위조 여권을 사용했고, 수많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필리핀의 한 호텔에 잠입했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비자 문제인데요.😅
필리핀은 북한과 수교를 맺지 않은 국가이기 때문에 비자 발급이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2019년 행사 당시에도 필리핀 정부에서 북한 측 인사들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해요. 행사 하루 전까지 비자가 나오지 않아 행사 자체가 위기에 놓일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행사를 주최한 아태협은 필리핀 언론인협회를 통해 북한 측 인사들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겨우 비자를 얻어냈다고 합니다. 당시 필리핀 언론인협회는 비자 발급을 위해 북한 측 인사 6명에 대한 공식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 초청장에도 리호남이라는 이름은 없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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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7월 당시 필리핀 언론인협회가 북한 측에 보낸 공식 초청장. 이 초청장에도 리호남의 이름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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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아태협과 필리핀 언론인협회 사이에서 비자 문제를 조율했던 이 모 씨는, “초청장에 적힌 북측 인사 6명 이외에 추가로 비자를 발급해준 사실이 있냐” 라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 라고 일축했습니다.
만약 검찰의 주장대로 리호남이 위조 여권을 사용했다고 쳐도, 비자 문제 때문에 입국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공작원인 리호남이 이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어떻게든 필리핀에 잠입했을 가능성도 있겠죠. 문제는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필리핀에 잠입할 이유도 딱히 없다는 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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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굳이 필리핀에 갈 필요도 없었다🤔
필리핀 행사를 총괄했던 김 대표는 리호남이 굳이 필리핀까지 와서 돈을 받아갈 필요가 없다고 지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필리핀은 북한과 미수교 국가이기 때문에 행동이 크게 제약됩니다. 게다가 70만 달러의 현금을 필리핀에서 북한까지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에요. 세관에서 발각될 위험도 있고, 자칫 잘못하면 외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당시 북한 측 인사들은 필리핀을 직접 왕래한 게 아니라 중국에 며칠간 체류한 뒤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럼 차라리 중국에서 돈을 건네받는 편이 훨씬 가깝고 편할텐데, 굳이 멀고 불편한 필리핀까지 와서 돈을 받아갈 필요가 있었을까요?🤔
반면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북한 공작원 리호남은 ‘미수교 국가인 필리핀에’, ‘위조 여권과 비자로 잠입해’,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70만 달러를 받아서 사라졌다’ 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마치 유령처럼 말이에요.😰
물론 첩보 영화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실제 현실에서 굳이 편한 길을 버리고 위험한 길을 택하는 공작원이 얼마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런 공작원이 있다고 해도 수십년간 공작원으로 살아남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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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끼워맞추기’식 수사, 언제까지?🤔
최근 검찰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명품백을 건넨 것은 청탁이 아니라 감사의 표시였을 뿐이고, 대통령과의 직무 연관성도 없으며,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는 배우자 처벌 조항도 없다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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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보도한 ‘서울의소리’ 유튜브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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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의 직무관련성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것’ 이라며 검찰의 자의적인 법 해석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검찰이 재판에 넘겼던 수많은 뇌물 사건과 비교하며 ‘검찰이 미리 결론을 내리고 근거를 짜맞춘 것’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반면 대북송금 사건의 경우, 검찰은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는 여러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리호남이 필리핀에서 70만 달러를 받았다’ 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역시 검찰이 미리 결론을 내려 놓고, 근거를 짜맞추거나 반대 근거를 배제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됩니다.
현재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화영 전 부지사의 항소심과 이재명 대표의 1심 재판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구체적 증거를 중심으로 공정한 재판이 진행되길 바라며,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계속 대북송금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 나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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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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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동아투위 부위원장, 뉴스타파함께재단 이사장 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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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뉴스타파함께센터(뉴스타파함께재단) 신임 이사장에 김동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위원회(동아투위) 부위원장이 선임됐습니다.
뉴스타파함께재단은 7월 31일 이사회를 열어 김동현 재단 이사를 제3기 이사장으로 호선했습니다. 김동현 이사장은 앞으로 2년의 임기 동안 뉴스타파 거버넌스 기구이자 독립언론 연대 협업 구심점인 뉴스타파함께재단을 이끌게 됩니다. 이사장 임기는 2024년 7월 24일부터 2026년 7월 23일입니다.
※ 김동현 이사장 인사말: https://withnewstapa.org/about-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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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뉴스타파 새 책 <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삐라 심리전> 북토크 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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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삐라 심리전> 북토크를 지난 8월 4일(일) 제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었습니다. 전갑생 성공회대 연구교수,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최윤원 데이터팀장 등 저자 3명과 제주도민 3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정전협정 71년을 맞아 펴낸 책 <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삐라 심리전>은 뉴스타파 해외사료수집팀이 수년간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에서 수집한 한국전쟁 전후 삐라, 표어, 포스터 등 7천여 점 중 선별한 자료를 담았습니다.
북토크 현장 모습과 자세한 이야기를 함께재단 웹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 제주북토크 현장 보러가기: https://withnewstapa.org/2024/08/06/20240806_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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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함께재단 독립언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뉴스타파저널리즘스쿨(이하 ‘뉴스쿨’) 세 번째 수료식이 열렸어요. 8월 3일(토)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 리영희홀에서 뉴스쿨 3기 수료생 17명과 김동현 뉴스타파함께재단 이사장,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등이 참석해 뉴스쿨 1단계 수료를 축하하고 격려했습니다.
1단계 수료생 중 선발 과정을 거쳐 10월부터 2단계 펠로우십 과정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펠로우 진행 소식도 곧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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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레터 ‘타파스’를 만들고 있는 현PD😎입니다. 더 나은 타파스를 만들기 위한 의견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이번 주도 타파스와 함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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