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금으로 ‘김건희 키링’ 1만 개 구매… 홍보 효과는 ‘의문’ 🤨
지난해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김건희 여사의 역할입니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한 해외 일정에서 부산엑스포를 유치를 당부하는가 하면, ‘BUSAN IS READY’ 문구가 적힌 키링을 가방에 단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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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여사가 제작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엑스포 홍보 키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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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부와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가 직접 이 키링 제작에 참여했다며, 이른바 ‘김건희 키링’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습니다. 대통령실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 키링’ 이미지를 무료 배포하기까지 했어요. 그렇다면 이렇게 제작된 ‘김건희 키링’은 과연 어떻게 배포됐고, 또 어떤 효과를 거뒀을까요?
뉴스타파는 각 정부 기관별로 ‘김건희 키링’을 구매한 내역이 있는지, 또 구매한 키링을 어떻게 배포했는지 검증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부산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총 3,386만 원의 세금을 들여, ‘김건희 키링’ 1만 400개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했어요.🤔
이 중 부산시는 키링을 언제 어떻게 배포했는지도 공개했는데요. 부산시는 구매한 키링 8,400개 중 4,951개를 국내 행사에 배포한 반면, 해외 인사들이 참여하는 국제 행사에는 3,419개를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부산시는 국민 세금으로 구매한 키링을 국제 행사보다 국내 행사에 더 많이 배포한 것인데요. 엑스포 유치가 국제박람회기구 179개 회원국들의 투표로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산시가 구매한 키링이 과연 효과적으로 쓰인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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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키링’ 적극 홍보한 대통령실, 정작 구매 내역은 비공개? 😰
물론 대통령 부인이 제작에 참여한 기념품을 활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이 기념품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기관이 얼마나 기념품을 구매했는지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만약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면, 국민 세금을 개인의 명예나 부를 위해 사용했다는 ‘사유화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타파는 대통령실을 포함한 각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김건희 키링’ 구매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청해 왔습니다. 하지만 구매 내역을 밝힌 곳은 부산시와 산자부 두 곳에 불과했어요. 나머지 부처 대부분은 ‘정보 부존재’, 즉 키링을 구매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김건희 키링’ 홍보에 열심이었던 대통령실의 입장은 조금 달랐습니다. 대통령실은 키링을 구매한 사실은 있지만, 관련 정보가 “외교 관계, 영업상 비밀, 특정인의 이익 등과 관련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정보 비공개 처분을 내렸어요.🤨
그러나 이미 부산시와 산자부가 키링의 구매 정보를 모두 공개한 만큼, 대통령실의 비공개 사유는 설득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지자체와 정부 부처에서 공개해도 된다고 판단한 정보를 굳이 대통령실만 감추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통령실이 국민 세금을 엉뚱한 곳에 썼다는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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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세금 4천만 원으로 ‘박서보 접시’ 구매 확인 🤔
뉴스타파는 또 부산시가 엑스포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박형준 현 부산시장의 아내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故박서보 화백은 한국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미술계의 거장입니다. 유명한 작품으로 ‘묘법’ 시리즈가 있는데, 현재 박 화백의 작품은 그의 아들이 운영하는 ‘박서보재단’에서 관리하고 있어요.
그런데 뉴스타파는 지난해 부산시가 박서보재단에서 박 화백의 그림이 새겨진 접시 약 4,400만 원어치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부산엑스포 홍보 차원에서 해외 인사들에게 나눠줄 ‘기념품’ 명목으로 구매한 것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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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박서보재단에서 구입한 접시. 박서보 화백의 그림이 새겨져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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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박서보 화백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가이긴 하지만, 박 화백은 부산 출신이 아닐뿐더러 생전 부산엑스포와도 별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박 화백의 접시가 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기념품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뉴스타파는 취재 도중 뜻밖의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박형준 현 부산시장의 아내와 박서보 화백이 생전 각별한 관계였다는 사실이었어요. 박형준 시장의 아내 조현 씨는 부산의 대표적인 화랑인 ‘조현화랑’의 설립자로, 지난 30여 년간 화랑을 운영하며 국내 미술계에서 입지를 쌓은 인물입니다.
조 씨는 또 박서보 화백과의 오랜 관계로도 유명한데요. 1991년 박서보 화백이 처음으로 개인전을 연 곳이 바로 조현화랑이었고, 지금까지 14번의 박 화백 작품전이 조현화랑에서 열렸을 정도입니다. 한때 조현화랑은 박서보 화백 작품의 전시와 관련해 ‘전속계약’을 맺을 정도로 각별한 관계를 자랑하기도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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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 접시’ 기념품 후보에 없었다… 박형준 시장 아내 개입 의혹도 😰
더 큰 문제는 당시 부산엑스포 기념품 선정 과정에서 박서보 화백의 접시가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2월 부산시에서 열린 기념품 선정 회의 자료를 입수해 확인했는데요.
해당 자료에는 ‘반닫이 미니어처’, ‘심산 오브제’, ‘옻칠 트레이 기획세트’ 등 3개 후보 중 기념품을 선정한다고 적혀 있을 뿐, 박서보 화백의 접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외부 전문가 역시 “당시 박서보 화백 접시와 관련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 라고 말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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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의 엑스포 기념품 선정 회의 결과 자료. ‘반닫이 미니어처’ 등 3개 후보 중에서 기념품을 선정한다고 적혀 있지만, 결국 최종 선정된 것은 후보에 없는 박서보 화백의 접시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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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공식 회의에서 후보로 언급되지도 않은 박서보 화백의 접시가 부산엑스포 기념품으로 최종 선정된 것입니다. 그리고 박서보 화백은 생전 박형준 부산시장의 아내와 각별한 관계였고요. 박형준 시장의 아내가 기념품 선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의 작품을 기념품으로 활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공식적인 절차에 의해 선정됐다면 말이죠. 만약 박 시장의 아내가 기념품 선정 과정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수천만 원의 국민 세금이 비공식적인 절차에 의해 지출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 측은 “부산시립미술관의 추천을 받아 박서보 화백 접시를 엑스포 기념품으로 선정한 것”이며, “박형준 시장은 엑스포 홍보 물품 제작에 관여한 바 없다” 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현 화랑 측도 “뉴스타파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박서보 화백 접시가 기념품에 선정된 것을 알게됐다”며 개입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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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지율 20%대… ‘엑스포 참패’ 교훈 되새겨야 🤔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정부가 부산엑스포 유치에 쏟아부은 세금은 지난해에만 3,200억 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아시다시피 ‘119대 29’라는 참패로 끝났죠.
물론 어떤 일이든 돈을 쏟아붓는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돈이 국민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세금이라면, 최대한 효과적으로 세금을 집행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검증 결과를 보면, 정부와 부산시 모두 국민 세금을 엉뚱한 곳에 쓴 정황이 여럿 눈에 띄어요.🤔
또 오늘 전해드린 내용에 따르면, 엑스포 예산이 몇몇 권력자와 그 주변 인물들을 위해 쓰인 게 아닌지 의심되기도 합니다. 국민 세금이 일부 권력자들에 의해 ‘사유화’된 것이 사실이라면, 과연 어떤 국민이 정부 사업과 정책을 지지할 수 있을까요?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개발하겠다는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대다수의 국민들은 대통령 발표를 환영하긴커녕, ‘이번에는 세금을 얼마나 낭비할지 궁금하다’ 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막대한 세금을 들이고도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모습, 그 누구도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 실패의 원인을 검증하려는 시도조차 차단하는 모습… 국민들은 지난 2년여간 윤석열 정부에서 이런 모습을 수없이 목격해 왔습니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은 몇 달째 20%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사실상 레임덕’, ‘국정 운영 동력 상실’이라는 평가도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국민 세금을 꼭 필요한 곳에, 투명하게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사라진 국정 동력을 되찾는 첫 걸음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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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문점>은 남북의 휴전회담 장소로 선택된 ‘판문점’이 남과 북의 유일한 통로이자 전쟁 당사자들이 만나 항구적 평화를 논의하는 회담장의 역할로 거듭나는 역사를 살피고, 남에게도 북에게도 잊힌 공간된 판문점의 의미를 돌아보는 작품입니다.
영화배우 박해일 씨가 내레이션을 맡고 영화 <김복동>의 송원근 감독이 연출한 신작, 영화 <판문점>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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