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지난 2월, 이원석 검찰총장이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부정 집행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원래 ‘기밀 수사 등 특수활동’에 써야 하는 특활비를 민원실 직원들에 대한 격려금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었어요.🤔
이 사실은 작년까지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 근무했던 최영주 전 민원실장의 제보로 알려졌습니다. 최영주 씨는 2023년 6월 어느 날, ‘이원석 검찰총장이 특활비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라는 메시지를 받게 됐는데요.
최영주 씨는 수사 업무와 관계가 없는 자신에게 특활비가 지급된 것에 문제 의식을 느껴 제보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당시 이원석 총장은 최영주 씨가 있었던 천안지청뿐 아니라, 전국 검찰청 민원실에 특활비를 일괄 지급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민원실 직원들에 대한 ‘격려금’ 명목으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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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주 씨가 대검찰청 운영지원과로부터 받은 메시지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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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민원실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격려금으로 쓰면 안 되는 돈(특활비)을 격려금으로 썼다는 것이죠.
어떤 예산이든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은 그 목적과 사용처가 정해져 있습니다. 특히 특활비는 ‘기밀 수사 등 특수활동’에 쓴다는 이유로 어느 정도 기밀성이 보장되는 ‘특수한 예산’이에요.
꼭 직원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고 싶다면, 기타운영비 등 격려금 명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절차에 맞게 집행하면 됩니다. 그럼에도 굳이 특활비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요?
뉴스타파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포상이 필요할 때나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검찰 내부에 특활비를 ‘뿌린’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특활비를 검찰 조직 내부의 ‘통치 자금’으로 오용한 사례는 검찰총장과 고위 검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됩니다.😰
아마 이원석 총장 역시 특활비를 격려금, 포상금 등 ‘통치 자금’으로 쓰는 데 익숙했던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 ‘통치’의 결과는 어떻게 드러나고 있을까요. 이번 주 ‘타파스’는 이원석 총장의 특활비 오용 의혹과 검찰 조직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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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총장 특활비 자료 ‘비공개’… 대법원 판결 무시하는 검찰 😰
최영주 씨의 제보 이후, 뉴스타파는 이원석 총장이 특활비를 어떻게 집행해 왔는지 검증에 나섰습니다.
먼저 전국 검찰청 민원실에 특활비를 지급한 2023년 6월, 이원석 총장이 쓴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대검찰청에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약 한 달을 기다린 끝에 돌아온 검찰의 답변은 ‘비공개’ 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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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뉴스타파의 기사를 꾸준히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사실 뉴스타파는 검찰과의 정보공개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은 ‘특활비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 라고 버티는 검찰에게 정보 공개 판결을 내렸는데요.
이 판례를 따른다면 2023년 6월 이원석 총장의 특활비 자료 역시 공개하는 게 마땅합니다. 심지어 검찰은 이원석 총장이 2023년 4월까지 사용한 특활비 자료는 이미 공개한 바 있어요. 그런데도 검찰은 유독 2023년 6월의 자료는 공개가 불가능하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검찰 스스로의 정보 공개 전력은 물론, 대법원 판결마저 무시하고 있는 셈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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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법이 특활비 비공개 사유? 검찰의 ‘자의적 법 해석’ 🤨
문제는 또 있습니다. 대검찰청은 이원석 총장의 특활비 자료에 비공개 결정을 내리면서, 해당 자료가 정보공개법이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라고 주장했는데요. 해당 법 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정보공개법 9조 1항 4호)
그런데 이 주장은 이미 지난 정보공개 소송 과정에서 법원이 기각한 주장입니다. 법원은 검찰의 특활비 자료를 공개한다고 해서 ‘직무수행이 곤란해질만한 개연성이 없다’ 라고 판결했어요.🤔
또 대검찰청은 정보공개법 9조 1항 5호를 들어, ‘특활비 자료가 검찰 내부 사무감사의 대상이고, 따라서 내부 검토 과정에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정진임 소장은 검찰의 주장이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일축했습니다. 공공기관의 자료는 원래 전부 다 사무감사 대상이기 때문에,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그 어떤 공공기관도 자료를 공개해선 안된다는 것이죠.
즉 검찰은 법원의 판결을 무시할뿐 아니라, 법 조항을 편의대로 해석해서 특활비 자료를 비공개하려는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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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검찰청 특활비 ‘일제히 비공개’... 대검 지령 있었나?🤨
지난 2월, 뉴스타파는 “2024년 들어 전국 검찰청 기관장들이 지역 명소 탐방 등에 검찰 예산을 오남용하고 있다” 라는 검찰 내부 정보를 제보받았습니다.
취재진은 이 제보를 받은 즉시 전국 검찰청의 특활비 자료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내용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했을 때는 전국 모든 검찰청이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전국 검찰청이 일제히 비공개 결정을 내린 것이에요.😰
전국 검찰청이 보내온 비공개 사유 역시 위에서 말씀드린 대검찰청의 주장과 똑같았습니다. 특활비 자료는 정보공개법이 정한 ‘비공개 정보’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어요.🤔
즉 대검찰청을 비롯한 전국 검찰청이 마치 한 몸처럼 조직적으로 법 질서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을 두고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소장은 “지령이 떨어진 것”, “조직적으로 결정하고 지시한 것이라고 본다” 라고 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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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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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동일체’ 극복하려면 특활비 개혁해야 🤔
윤석열 정부 들어 가장 많이 들리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검찰 독재라는 말입니다. 정말로 우리 사회가 ‘검찰 독재 사회’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겠지만, 적어도 검찰이 비정상적으로 큰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동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이렇게까지 나빠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수사·기소권을 마음껏 휘두르면서도 정작 스스로에게는 관대한 이중잣대, 그리고 검찰총장부터 초임 검사에 이르기까지 ‘검찰은 하나다’ 라는 검사 동일체 원칙이 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검찰 조직이 일치단결할 수 있는 근간에는 검찰총장부터 흘러 내려오는 돈, 바로 특활비가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미 뉴스타파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전현직 검사들이 특활비를 ‘통치 자금’으로 오용한 사례를 여러 차례 보도했습니다. 이원석 총장이 특활비를 격려금으로 쓴 사례 역시 이런 ‘통치 행위’의 일부분이 아니었을까요.
시민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검찰 특활비 부정 사용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에 찬성한 정당들이 얻은 의석은 188석이라고 합니다. 과연 이번 국회는 검찰 특활비 제도를 개혁할 수 있을까요.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검찰의 특활비 오남용 실태를 계속해서 파헤쳐 나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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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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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뉴스타파함께재단에서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벼랑 끝의 대통령기록> 북토크를 열었습니다. 책 저자이자 대통령기록 전문가인 조영삼 전 서울기록원장과 뉴스타파 대표 김용진 기자, 그리고 75명의 시민이 함께했습니다. 자세한 북토크 소식은 뉴스타파함께재단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벼랑 끝의 대통령기록>은 온라인 뉴스타파 굿즈 스토어와 온/오프라인 대형 서점, 서울 충무로 북카페뉴스타파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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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 독립언론 <뉴스민>이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에 합류했습니다.
2012년 창간한 뉴스민은 대구경북을 살아가는 노동자, 농민, 빈민,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청소년,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매체입니다.
KINN은 뉴스타파함께재단이 만든 독립언론네트워크입니다. 건강한 독립언론이 모여 큰 목소리를 내고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더 활발하게,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함께재단을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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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시작한 뉴스쿨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3곳의 독립언론사가 탄생했습니다. 인천경기지역 탐사보도 매체 <뉴스하다>, 미디어 감시 전문 매체 <뉴스어디>, 재판 감시 매체 <코트워치> 등입니다. 뉴스쿨 2기 펠로우 단계로 현재 뉴스타파 뉴스룸에서 수련 중인 교육생들도 올해 ‘기후위기 전문 매체’와 ‘금융 감시 매체’ 창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뉴스쿨은 우리 사회 언론환경에 한계를 느끼고 제대로 된 독립언론으로 사회 변혁을 꿈꾸는 분을 환영합니다. 비영리 독립언론에 희망을 품고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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