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논란이 되는 것이 바로 후보자의 ‘재산’ 문제입니다.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재산 형성 과정 등으로 논란을 일으켜 끝내 지명이 철회됐고,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도 10억 원에 가까운 미신고 재산 논란 끝에 결국 낙마하고 말았죠.🤔
청문회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원과 각 부처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들은 정기적으로 자신의 재산을 공개해서 국민들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바로 올해로 30년을 맞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제도 덕분이에요.
1993년 만들어진 이 제도는 시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았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두 후보자 이외에도, 지금까지 수많은 공직자와 후보자들의 부정부패가 이 제도 덕분에 드러나게 되었어요.
물론 제도적 한계도 있습니다. 몇몇 예외 조항들을 악용해 제도 자체를 무력화하는 경우도 있고, 가상자산 등 제도권 밖에 있는 자산을 포괄하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어요.🤔 또 정보가 매년 관보 형태로 공개되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보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래서 뉴스타파는 지난 30년치 고위공직자 재산 자료를 모두 수집해서, 뉴스타파 공직자 재산 정보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대통령, 국회의원, 각 부처 장관 등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정보와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요. 평소 재산이 얼마인지 궁금했던😅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있다면, 위 사이트에 접속해서 검색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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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재산공개 제도 30년을 맞아, 지난 30년간 공개된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데이터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형성 과정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주 ‘타파스’는 그 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 몇몇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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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평균 재산, 30년새 9억 늘었다🤔
먼저, 우리나라의 역대 최고 부자 공직자는 누구일까요?😅 다들 알고 계실테지만, 정답은 바로 현대그룹 2세이자 HD현대(전 현대중공업그룹)의 총수인 정몽준 전 의원입니다.
13대부터 19대 국회까지 7선을 지낸 정몽준 전 의원은 2014년 기준 총 2조 460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요. 다른 공직자들에 비해 재산이 월등히 많은 탓에, 정몽준 의원을 넣고 빼고에 따라 전체 공직자 재산의 평균값이 요동칠 정도라고 해요.😅
그렇다면 정몽준 전 의원을 제외한 전체 고위공직자의 재산은 어느 정도일까요? 2023년을 기준으로, 재산이 신고된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약 22억 3천만 원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1993년 기준 13억 4천만 원에 비해 30년 간 약 9억 원 증가한 수치예요.
반면 국민 한 세대당 재산은 1996년 1억 2400만 원에서 2023년 4억 7400만 원으로 약 3억 5천만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액수로 따지면 일반 국민과 고위공직자 사이에 재산 격차가 상당히 커진 셈이죠.🤔
다만 배율로 따지면 격차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96년도에는 공직자 재산이 국민 평균보다 약 10배 많았는데, 지금은 그 배율이 5배 이하로 줄었습니다.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긴 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꽤 격차가 좁혀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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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년간 고위공직자와 국민 평균 순자산을 비교한 그래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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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사람’ 국회의원들, 우리 동네 맡길 수 있을까?🤨
이번에는 전체 고위공직자 중 국회의원들만 따로 분리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들은 과연 어떤 재산 분포를 보여줬을까요?
분석 결과, 국회의원 10명 중 7명은 대한민국 상위 10%의 부자인 것으로 드러났어요. 2022년 기준으로 가구 순자산이 10억 8천만 원 이상이면 한국 상위 10%에 들어갑니다. 즉 전체 국회의원 중 상당수가 적어도 10억 이상의 재산을 가진 자산가라는 말이죠.🤔
또 전체 국회의원 중 절반은 2개 이상의 주택을 지닌 다주택자로 드러났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국회의원이 집을 보유한 지역은 바로 서울 강남구였습니다. 2006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40명의 국회의원이 강남구에 집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어요.
또 이른바 ‘강남 3구’로 불리는 강남, 서초, 송파 세 지역 중 한 곳이라도 주택을 소유한 국회의원 수는 연평균 78명이었습니다. 2023년 현재 강남 3구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은 총 8명에 불과한데, 해당 지역에 집을 가진 국회의원은 그 10배에 가까운 셈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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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은 연평균 78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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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강남 3구’에 집을 소유한 국회의원들 중 상당수가 강남이 아닌 다른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이에요. 2023년 기준으로 본인 지역구에 아예 집이 없거나, 지역구에는 전세로 거주하면서 강남에만 집이 있는 의원들도 28명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강남에 집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과연 여러 지역구의 이해관계를 골고루 대변할 수 있을까요? 이들이 자신의 지역구와 관계없이, 스스로의 이해관계 탓에 특정 정책을 지지하지는 않을지 우려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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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역대 최고 ‘부자 내각’ 갱신😲
다음은 각 정부 부처의 장관, 차관급 공직자들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역대 정부 중 장차관급 공직자의 재산이 가장 많은 정부는 어디일까요? 저는 아무래도 경제인 출신 대통령이 이끌었던 이명박 정부가 아닐까 했는데요. 의외로(?) 정답은 바로 현 정부인 윤석열 정부였습니다.😲
뉴스타파 분석 결과,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인사들의 재산 총액은 평균 33억 원으로 집계됐어요. 이는 1993년 김영삼 정부(약 10억 원)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물론 30년 전에 비해 화폐 가치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들은 유독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어요.🤔 2023년 기준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급 공직자들은 전체 공직자보다 약 70%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전임 정부들이 대체로 30% 수준을 유지했던 것에 비해 상당히 오른 수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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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인사들은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은 평균 33억 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전체 고위공직자의 1.7배에 해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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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인물을 살펴보면 윤석열 정부의 ‘부자 선호’ 현상은 더 두드러지는데요. 우선 약 85억 원의 재산을 신고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약 18억 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죠.😅
100억 이상의 자산가도 여러 명 있습니다. 얼마 전 임명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총 162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지명이 철회된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163억 원의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서울대 교수 출신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특허 수입 등으로 일군 재산이 총 148억 원에 달해요.😲
올해 3,4월을 기준으로,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인사들 중 재산이 50억을 넘는 자산가는 모두 15명입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재산이 50억을 넘는 장차관은 매년 5~6명에 불과했고, 다른 정부에서는 그보다 더 적었어요. 이에 비하면 윤석열 정부는 ‘부자들의 정부’ 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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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는 돈 많으면 안되나요?’ 라고 묻는다면…🤔
물론 공직자가 돈이 많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수십억, 수백억의 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들이 국회와 정부를 차지했을 때, 이들이 과연 모든 국민들을 위한 법과 정책을 펼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지나친 염려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학계에서는 ‘국회의원의 재산이 이념 성향을 결정짓는다’ 라는 연구결과가 더러 나오기도 합니다. 국회의원의 재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보수 성향이 강해진다는 것이죠.😰
즉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 다수가 자산가들로 채워진다면, 이들이 일종의 ‘보수 편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입법부와 행정부가 모두 특정 진영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위험이 커지는 셈이에요.🤔
또 공직자가 재산이 많은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 재산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던 김행 전 후보자의 경우, ‘위키트리’ 라는 인터넷 매체로 큰 돈을 벌었지만 해당 매체는 성차별과 혐오, 비하성 기사를 양산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어요.😰
윤석열 대통령 역시 처가의 재산 형성과 관련해 수많은 의혹이 존재합니다. 장모 최은순 씨는 최근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징역 1년이 확정됐고, 그 밖에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여러 범죄 혐의가 있습니다. 또 아내 김건희 여사 역시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태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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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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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을 위해 법을 만들고, 집행해야 할 공직자들이 이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하는 것은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공직자부터 법을 무시하는데 어떤 국민이 정직하게 법을 지키려고 할까요?🤨
국회의원과 장관, 차관 등 고위공직자들은 일반 국민에 비해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스스로의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자신들의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순간, 어떤 고위공직자도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고위 공직자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불리지 않는지, 자신의 권력으로 사익을 추구하지 않는지 끊임없이 감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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