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는 바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입니다. 약 2주 전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가 ‘이상 거래’로 신고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 각 정당과 언론에서는 끊임없이 관련 입장과 뉴스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 김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이후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에요.🤔
아직까지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를 둘러싸고 불법 행위가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가상화폐 자체의 법적 지위가 불분명한데다, 아직 수사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기 때문이에요.
|
|
|
▲사진: 지난 14일 국회로 출근하는 김남국 의원. 출근 후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
|
|
그럼에도 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바로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은 법을 직접 심사하고 만드는 일을 하는 만큼, 일반인은 접하기 힘든 고급 정보와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어요. 만약 이를 이용해 사익(私益) 을 추구한다면 그만큼 쉽고 빠르게 재산을 불릴 수 있겠지만, 이는 공직자로서 심각한 흠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뉴스타파는 오랜 시간 공직자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공직자의 재산 형성 과정을 감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공직자들의 재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제작해 공개하기도 하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상화폐와 관련해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의 허점을 가장 먼저 지적하기도 했어요.
또 최근에는 5개 시민단체(경실련, 세금도둑잡아라, 참여연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와 함께 국회의원 300명의 이해충돌 사례를 전수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국회의원들에게서 본인 또는 가족과 관련된 심각한 이해충돌 사례들이 확인됐어요. 이번 주 ‘타파스’는 뉴스타파가 확인한 국회의원들의 이해충돌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
|
조명희 의원, 가족 회사 홍보한 뒤 5억 원대 사업 수주 😰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경북대학교 항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를 지낸 지리정보 분야 전문가입니다. 한편 지리정보시스템(GIS) 업체인 ‘지오씨앤아이’를 약 20년째 운영하고 있는 경영인이기도 하죠. 이 지오씨앤아이는 조명희 의원의 딸과 남편이 대표를 맡는 등 사실상 조 의원의 가족 회사나 다름없는 업체입니다.🤔
지난 2021년, 조명희 의원은 <대한민국 해양, 위성이 지킨다> 라는 제목의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한 지리 정보 기술과 해양 산업을 주제로 한 토론회였죠. 여기까지만 보면 국회의원이자 지리 분야 전문가로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 맞는 적극적인 연구 활동을 한 것으로 보여요.
문제는 조명희 의원이 이 토론회에서 사실상 자신의 가족 회사인 지오씨앤아이 기술을 홍보했다는 점입니다.🤨 토론회 도중 지오씨앤아이의 기술을 해양 산업에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 말을 받은 뒤 관련 기술을 많이 활용해달라고 주문한 것이죠. |
|
|
▲사진: 토론회에서 자신의 가족 기업 관련 기술을 ‘많이 활용해달라’ 라고 말하는 조명희 의원. |
|
|
그런데 이 토론회로부터 약 5개월 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수산 관측 분야에 5억 원의 예산을 요청합니다. 얼마 뒤 해수부 산하 해양수산개발원은 이 예산을 활용해 5억 원짜리 사업을 발주하는데, 바로 조명희 의원의 가족회사인 지오씨앤아이 등 3개 업체가 이 사업을 수주했어요.
정리하자면 조명희 의원이 자신의 가족 회사 기술을 홍보하고 얼마 뒤, 동료 이종배 의원이 만들어낸 사업을 조 의원의 가족 회사가 따낸 것입니다.🤔 조명희 의원과 이종배 의원 사이에 모종의 연결고리가 있지 않았나 의심되는 정황인데요.
더욱 수상한 것은 이렇게 지오씨앤아이가 5억원짜리 사업을 수주한 뒤, 조명희 의원이 이종배 의원에게 500만 원의 후원금을 보냈다는 것이에요. 결국 조명희 의원의 가족 회사가 정부 사업을 따내는데 이종배 의원이 도움을 줬고, 조명희 의원은 그 보답으로 후원금을 보낸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됩니다.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두 의원은 공직을 발판삼아 사익을 추구했거나, 동료 의원의 사익 추구를 도와준 셈이죠.🤔 |
|
|
최영희 의원, 이해충돌 소지 법안 발의하고 국회법도 무시🤨
다음으로 살펴볼 사례는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의 사례입니다. 최영희 의원은 최초의 미용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직접 미용실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며느리에게 미용실을 물려준 상태인데요.
올해 1월, 최영희 의원은 ‘반영구 화장 두피 시술’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반영구 화장 두피 시술은 탈모 부위에 색소를 주입해서 모발처럼 보이게 만드는 시술인데요. 사실상 문신과 비슷한 시술이기 때문에, 전문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이 시술을 하면 불법 의료행위로 처벌받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최영희 의원은 현실적으로 의료 목적보다는 미용 목적으로 이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으니, 현행 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측은 무분별한 시술로 부작용이 발생할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법안에 반대하고 있어요. 여기까지만 보면 최 의원의 법안 발의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정상적인 입법 활동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최영희 의원의 며느리가 운영하고 있는 미용실에서 이 반영구 화장 두피 시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최 의원이 발의한 법이 통과된다면 이 미용실 역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죠.🤔 뉴스타파 취재진이 직접 미용실을 찾아가 묻자, 최 의원의 며느리는 ‘(최영희 의원도) 반영구 화장 두피 시술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신다’ 라고 말했습니다. |
|
|
▲사진: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최영희 의원 며느리가 운영 중인 미용실. |
|
|
게다가 최영희 의원이 속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 법안을 심사하는 상임위였습니다. 국회법 제 32조 4에 따르면, 이처럼 이해충돌의 가능성이 있는 법안을 심사할 경우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이를 신고해야 하는데요. 최영희 의원은 국회법을 무시하고 이해충돌 가능성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
|
|
‘공익’보다 ‘사익’…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위해서는?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위에 있는 문장은 모든 국회의원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외치는 선서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저 선서의 내용과 거리가 멀어 보여요.🤔
앞서 살펴본 조명희 의원과 최영희 의원의 사례처럼, 현역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의정 활동과 사익 추구를 구분하지 못한 사례가 발견됩니다. 법을 심사하고 만드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법을 무시하기도 하죠. ‘국가이익을 우선’하기보다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이 더 눈에 띄는 것이 지금 우리 정치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끊임없는 감시입니다. 뉴스타파는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 이해충돌을 감시하고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공직자들의 이해충돌 사례를 계속해서 보도할 예정입니다.🌮 |
|
|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기사로 한 입에 쏙! |
|
|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타파스’를 만들고 있는 현PD😎입니다. 더 나은 타파스를 만들기 위한 의견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이번 주도 타파스와 함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
|
뉴스타파는 광고와 협찬을 받지 않고 오직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제작·운영됩니다. 99% 시민을 위한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후원회원이 되어 주세요. |
|
|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12-13(04625)
ⓒ The Korea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 All Rights Reserved.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