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에서는 ‘해당 발언은 미국 의회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회를 향한 것’ 이라는 해명을 내놨어요. 하지만 해명 이후에도 ‘그럼 우리나라 국회에는 비속어를 써도 되는거냐’, ‘발언의 맥락에 맞지 않는 거짓 해명이다’ 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해명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이렇게 대통령 측 논란에 대해 석연찮은 해명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도 나와요. 차라리 솔직하게 사과를 하면 될 문제인데, 미심쩍은 해명 때문에 오히려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오늘 나눠볼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해명을 내놨지만, 석연찮은 해명 탓에 넉 달이 지나도록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어요. 이야기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대통령 처가 범죄’ 연루자들😨
지난 5월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어요. 그런데 이 취임식 현장에 참석한 이들을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논란의 대상이 된 참석자들 중 주요 인물들은 다음과 같아요.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주가조작 사건의 피의자,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아들 권 모 씨
윤 대통령 장모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김 모 씨
윤 대통령 장모가 연관된 사건을 수사중인 현직 경찰관
▲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아들 권 모 씨.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 처가의 범죄 혐의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에요. 이런 인물들을 대통령 취임식에 손님으로 초청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더군다나 평소 누구보다 법치 사회를 강조했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라면 말이에요.🤔
위 인물들이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과 야당 측에서는 취임식 초청자 명단과 초청 과정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자료를 파기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과연 대통령실의 주장은 사실일까요?
▲ 지난 8월 23일,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명단 관련 질의에 답변하는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취임식 초청 명단은 ‘대통령기록물’
뉴스타파는 대통령기록관을 통해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식과 관련된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 관련 문서 50여 건을 분석한 결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를 중심으로 취임식 초청자 명단을 관리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어요. 윤석열 대통령의 인수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방법으로 취임식을 준비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대 인수위에서 초청자 명단을 관리한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인수위가 각 기관에 공문을 보내 초청자 명단 작성을 요청한다.
인수위도 자체적으로 초청자 명단을 작성한다.
이렇게 작성된 명단은 인수위와 각 기관들이 공문 형태로 주고받는다.
각 명단을 하나로 취합해 관리한다.
그런데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상, 인수위에서 생산되거나 접수한 공문은 모두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됩니다. 또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된 문서는 대통령실에서 보관하거나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야 돼요. 뉴스타파가 대통령기록관에서 역대 대통령의 취임식 관련 기록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기록물은 보존기간 동안은 폐기할 수 없고, 보존기간이 지나 폐기할 경우에도 전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만약 이를 어기고 무단으로 폐기할 경우 법에 의해 처벌을 받게 돼요.🤔
따라서 ‘초청자 명단을 모두 폐기했다’ 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이거나,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경우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인 셈이죠. 어느 쪽이든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대통령 특별초청’ 코드번호 440… 윤석열 취임식 명단은?
또 뉴스타파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관련 자료를 살펴보던 중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어요. 초청자의 직위와 직군 등을 코드로 분류한 문서가 나온 것인데요.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는 대통령 특별 초청자를 440 코드로 관리하고 있었다.
수백 개에 달하는 코드 중에 눈에 띄는 코드가 바로 코드번호 440, ‘대통령 특별 초청(친지 등)’ 을 뜻하는 코드였어요.
윤 대통령 취임식 참석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들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의 아들, 잔고증명서 위조범, 장모 사건을 수사중인 현직 경찰 등. 만약 이들이 440 코드로 초청받았다면, 윤석열 대통령 측이 이들을 ‘특별히’ 생각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명단은 중요한 공적 자료입니다. 어떤 인물을 왜 초청했는지에 따라 대통령과 해당 인물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어요. 만약 명단이 공개된다면 문제의 인물들을 비롯해 어떤 사람들이 취임식에 참석했는지, 대통령은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명단을 공개하지도 않을뿐더러,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석연찮은 해명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으로부터 넉 달이 넘게 지났지만 국민들의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어요.🤨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영빈관 신축 논란, 외교 무대에서의 각종 논란 등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크고 작은 논란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은 매번 석연찮은 해명을 내놓으며 신뢰를 잃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