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2년 전 뉴스타파가 처음으로 보도했던 ‘김건희 씨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 기억하시나요? 윤석열 후보의 아내인 김건희 씨가, 수입차 딜러 업체인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었는데요.🤔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지난해 12월에 ‘주가조작이 사실이다’ 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과 주가조작범 이 모 씨 등을 재판에 넘겼어요. 하지만 이들에게 돈과 계좌를 빌려준 김건희 씨는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윤석열 후보는 ‘주가조작범 이 모 씨에게 돈을 맡긴 것은 사실이지만 손해만 보고 돈을 뺐다’ 라며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일축했어요. 그리고 그 증거로 김건희 씨의 주식 거래 내역을 공개했는데요.
뉴스타파는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자료에 더해, 도이치모터스의 주식 거래 데이터를 입수해서 김건희 씨의 주식 거래를 분석했습니다. 과연 ‘김건희는 주가조작과 무관하다’ 라는 윤 후보 측의 해명은 정말 사실일까요?
김건희 주식 거래 내역 살펴보니… 전형적인 ‘주가조작’ 패턴?!😨
윤석열 캠프가 공개한 주식 계좌 내역을 보면, 김건희 씨는 2010년 1월 12일부터 1월 29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어요. 뉴스타파는 이 기간 동안 도이치모터스의 주식 거래 데이터 전체를 입수해서 김건희 씨의 주식 계좌 내역과 대조해봤는데, 그 결과 김건희 씨의 주식 거래 내역에서 특이한 패턴을 발견했어요. 바로 주식 시장 마감 직전에 대량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들인 것이죠.
▲ 김건희 씨의 것으로 특정된 2010년 1월 25일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내역. 당시 주식시장 마감 시간 13분 전인 2시 47분 41초부터 매수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이렇게 마감 직전에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을 대표적인 주가조작 수법이라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1,000원 짜리 주식을 마감 직전에 1,100원에 사들이면,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여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 가능성이 커지겠죠?🤔
이런 식으로 주식시장 마감 직전에 주가를 올리거나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을 ‘종가 관리’라고 해요. 이 종가 관리가 이루어진 3일 동안 실제로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는 14.7% 올랐습니다. 김건희 씨의 계좌와 돈을 이용해 주가 조작이 성공한 것으로 봐야겠죠.😨
김건희는 정말 몰랐을까?🤔
그렇다면 김건희 씨는 이런 주가조작 사실을 몰랐을까요? 우선 위에서 살펴봤던 ‘종가 관리’에 투입된 자금은 총 10억 9천만 원이었어요. 앞서 뉴스타파가 공개한 경찰 내사보고서를 보면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범 이 씨에게 10억 원의 자금과 계좌를 맡겼다고 했는데, 이 금액과 일치하죠. 그러니 종가 관리 자체는 이 씨가 실행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종가 관리가 실행되기 전, 2010년 1월 12일과 13일에 이루어진 거래입니다. 이 기간 동안 김건희 씨는 약 6억 4천만 원어치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들였는데요. 거래 정보를 살펴보면 이 거래는 김건희 씨가 직접 증권사 직원에게 의뢰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즉 김건희 씨는 주가조작이 이루어지기 직전에 대량의 주식을 직접 사들였다는 뜻인데요. 이런 정황만 봐도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심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게다가 ‘종가 관리’가 이루어진 5일 중 4일 동안 김건희 씨 계좌의 주식 거래량은 도이치모터스 전체 하루 거래량의 30%를 초과했는데요. 일반적으로 증권회사는 이런 거래를 ‘불공정 거래’ 항목으로 분류해서 고객에게 통보한다고 합니다. 이런 정황으로 봤을 때 계좌 주인인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여요.🤨
김건희는 정말 손해만 봤을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윤석열 후보는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이 씨에게 계좌를 맡긴 것은 사실이지만 손해만 봤다”, “2010년 5월 이후 이 씨와 절연했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 또한 사실과 거리가 멀어 보여요.
지난 2월 9일 KBS 보도를 보면 2010년 5월 이후에도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다른 증권사 계좌를 통해 활발하게 거래했고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40여 차례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손해만 봤다’ 라는 주장과 정반대로 김건희 씨가 주식을 매도하는 기간 동안 오히려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상승했어요. 주가가 고점인 시점에 김건희 씨가 주식을 매도했다면 김 씨의 수익은 최대 3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 측의 해명은 점점 힘을 잃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윤 후보 측은 불리한 정보는 감추고 유리한 정보만 공개하면서 유권자들의 눈을 가리고 있어요. 전체 거래내역만 공개하면 의혹이 해소될 수 있는데 주가조작과 관련이 없는 계좌라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윤 후보가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 그리고 ‘정직’에 맞는 해명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언론사 입사용 교육이 아닌, 진짜 탐사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는 저널리즘스쿨입니다. 문서추적(Document Trail), 사람추적(People Trail), 정보공개(FOIA), 데이터 수집, 정제, 분석, 시각화 등 다른 곳에서는 배울 수 없는 강의로 채웠습니다. 희망자 중 선발해 뉴스타파에서 최장 1년간 펠로우와 독립언론 인큐베이팅도 함께 진행합니다. 탐사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은 예비언론인, 독립언론을 만들고 싶은 현직 언론인 모두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