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전셋값 폭등’ 이라는 내용의 뉴스가 매일같이 나오곤 합니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임대 보증금도 덩달아서 오르고 있는 것인데요. 이렇게 전셋값이 오르면서 값싼 전셋집을 찾아 여러 지역을 전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죠. 이런 사람들을 일컫는 ‘전세 난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전세로 집을 구해 살고 있는데요.😅 매일같이 보도되는 ‘전셋값 폭등’ 뉴스를 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쉴 때가 많아요. 이번 계약이 끝나면 어디로 이사를 가야 할지, 너무 싼 집을 구하려고 하다가 사기를 당하지는 않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곤 합니다.🤦♂️ 이번 주의 타파스는 이렇게 ‘전세 난민’들이 모여든, 의정부의 한 빌라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꼭 저의 이야기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요. 글을 읽고 계신 구독자님도 이야기의 주인공들에게 조금이나마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세 난민들이 찾은 ‘하자 투성이 집’😥 의정부시 금오동에 있는 천수이너스빌은 마치 ‘전세 난민’들의 비상구와도 같은 곳이었어요. 작년 9월 부동산 중개 앱에 올라온 천수이너스빌의 전세가는 3400만 원. 주변 시세의 거의 반 값에 불과한 보증금 덕분에, 두 달만에 총 27세대가 전부 임대차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천수이너스빌에 살게 된 세입자들은 대부분 싼 값의 집을 찾아 서울, 인천, 평택 등 타지에서 떠밀려 온 사람들이었어요. 지나치게 싼 보증금과 복잡한 근저당권에 의심을 품기도 했지만, 중개업자들은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주택 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안심시켰습니다. 무엇보다 한정된 예산과 치솟는 전셋값이 세입자들을 절박하게 만들었어요.😥 그렇게 세입자들이 입주한 뒤, 건물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벽에 곰팡이가 피고, 방음도 제대로 되지 않고, 전기와 물도 끊어지는 ‘하자 투성이’ 건물이 천수이너스빌의 실체였죠.😡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작년 11월, 건물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가게 된 것이에요.내가 ‘가짜 세입자’라고?!😰 알고 보니 천수이너스빌의 임대인인 건설회사(위너아이앤디)는 키움저축은행에 45억 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세입자 27세대와 계약을 맺고, 보증금 약 9억 원 을 챙긴 다음 잠적해버렸어요.😡 돈을 갚아야 할 건설회사가 사라지자 키움저축은행은 천수이너스빌 건물을 통째로 경매에 넘겨버렸습니다.😥 그런데, 원래대로라면 이렇게 건물이 팔리더라도 세입자들은 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요. 만약 건물이 20억 원에 팔린다면 키움 측은 먼저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 9억 원을 돌려주고, 그 나머지인 11억 원만 받아낼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키움저축은행이 선택한 것은 바로 세입자들을 소송으로 내모는 것이었어요. 천수이너스빌 주민들이 건설회사와 짜고 계약을 맺은 ‘가짜 세입자’라며, 임대차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한 거예요. 세입자 중 다수가 원래 의정부시 주민이 아니었던 것, 총 27세대의 임대차 계약이 두 달만에 똑같은 가격 3400만 원에 완료된 것 등이 바로 키움이 주장하는 ‘가짜 세입자’의 근거였습니다. 정작 주민들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본래 살던 곳을 떠나야만 했고, 또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집을 찾고 싶을 뿐이었는데 말이에요.😰 ‘싼 집을 찾은 죄’로 길거리에 내몰리다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고, 키움저축은행이 소송을 제기한 뒤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달 초 천수이너스빌 세입자들은 키움 측이 건물을 낙찰받았으니 9월 30일까지 집을 비우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여전히 소송은 진행 중이고, 보증금 3400만 원은 언제 돌려받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대로라면 세입자들은 전 재산을 빼앗긴 채 빈손으로 거리에 나앉아야 합니다.😰 ‘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덜컥 계약을 했냐’ 라고 세입자들을 탓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책임은 어디까지나 보증금을 들고 사라져버린 건설회사와, 주택 임대차보호법이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소송으로 법의 틈새를 파고든 키움저축은행에게 있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세입자가 ‘싼 집을 찾은 것’이 죄일 수는 없으니 말이에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부동산 가격에, 살 곳을 찾아 전국을 떠도는 ‘전세 난민’들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적어도 ‘싼 집을 찾은 죄’로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에 천수이너스빌 주민들이 거리로 쫓겨나는 일은 없기를 바라며, 이번 주 타파스를 마무리하겠습니다.🌮 🍞 똑똑해지는 키워드 한 입 #주택 임대차보호법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기사로 한입에 쏙! 억울하게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전세 난민’들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뉴스타파가 앞으로도 힘 없는 사람들 곁에 서 있을 수 있도록, 후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 이런 기사도 있어요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타파스’를 만들고 있는 현PD😎입니다. 더 나은 타파스를 만들기 위한 의견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newsletter@newstapa.org로 타파스에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세요! 이번 주도 타파스와 함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뉴스타파는 광고와 협찬을 받지 않고 오직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제작·운영됩니다. 99% 시민을 위한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후원회원이 되어 주세요. 대표전화 02-2038-0977 / 제보전화 02-2038-8029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12-13(04625) ⓒ The Korea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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