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타파스’를 만들고 있는 현PD입니다.😎
지난 주 타파스에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작전’의 주범, 주가조작 선수 이 모 씨의 문건을 살펴봤습니다. 이 문건에서 김건희 여사가 이 모 씨에게 의문의 돈 수천만 원을 받은 정황, 그리고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 사건에서 ‘핵심 쩐주’ 역할을 한 정황 등이 드러났었죠.
이번주 타파스 역시 지난주에 이어 ‘주가조작 선수 문건’을 좀 더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다만 오늘 살펴볼 의혹은 지난주보다 좀 더 심각한 의혹이에요. 바로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봐주기’ 위해 일부 범죄 혐의를 누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참고로 오늘 전해드릴 내용은 평소 주식에 관심이 없다면 조금 어려우실 수도 있어요.😅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뉴스타파가 개발한 ‘김건희와 주가조작’ 챗봇에게 물어보시거나, 메일로 질문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타파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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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하순’이 ‘12월 23일’로? 검찰이 공소 기간 바꾼 이유는🤔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할 건 검찰의 공소장입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끝에, 1차 작전 선수 이 모 씨를 재판에 넘겼는데요.
이 때 제출한 공소장에는 ‘이 씨가 2009년 11월 하순부터 시세 조종성 거래를 했다’ 라고 적혀 있었어요. 즉 검찰은 11월부터 주가조작 범죄가 시작되었음을 포착하고 있었던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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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조작 선수 이 모 씨에 대한 공소장 일부. 2009년 11월 하순부터 시세 조종성 거래를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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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도, 검찰이 구체적 범죄 혐의를 나열한 ‘범죄 일람표’에는 2009년 12월 23일 이후의 거래만 적혀 있었어요.🤨 앞에서는 11월부터 주가조작이 일어났다고 적어놓고, 정작 구체적 혐의는 11월 하순에서 12월 23일까지 약 한 달 기간을 누락한 셈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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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작성한 범죄 일람표. 2009년 12월 23일에 일어난 거래가 최상단에 적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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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2월 23일에 일어난 거래를 ‘첫 범죄’로 판단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식적인 시작일 역시 12월 23일이 됐습니다. 법원 역시 검찰의 기소 내용에 따라 12월 23일 이후 일어난 범죄만 판결했고요.🤔
위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 검찰은 2009년 11월 하순부터 주가조작이 일어난 것을 파악하고도
- 어째서인지 12월 23일 이후의 거래만 범죄에 포함시켰어요.
- 이로써 12월 23일 이전에 일어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는 법적 판단을 피하게 됐습니다.
자. 그렇다면 검찰은 왜 11월 하순부터 12월 23일까지의 거래를 누락한걸까요? 단순한 실수일까요? 아니면 어떤 의도가 있어서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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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선수의 메모: ‘김건희, 동부증권 청담점, 65만’
뉴스타파는 이 의문을 해결할 실마리를 주가조작 선수 이 모 씨 문건 속에서 발견했습니다.🤔
이 모 씨 문건에는 여러 서류가 섞여 있었는데, 그 중에는 이 씨가 자필로 작성한 메모도 포함돼 있었어요. 이 메모에는 이 씨에게 계좌를 맡겼던 주주들, 이른바 ‘쩐주’들로 추정되는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각각의 이름 옆에는 증권사 이름과 함께 숫자가 써 있었는데, 이는 각 쩐주들의 주식 보유량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이 메모는 이 씨가 ‘1차 작전’ 과정에서 쩐주들의 주식을 관리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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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조작 선수 이 모 씨 문건 중 일부. ‘김건희, 동부증권 청담점, 65만’ 이라는 메모가 눈에 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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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메모를 살펴보던 중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김건희 여사의 이름이었어요. 주가조작 선수 이 씨는 메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김건희, 동부증권 청담점, 65만.
정황상 이 메모는 ‘김건희 여사의 동부증권 청담점 계좌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65만 주가 들어 있었다’ 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이 주식을 주가조작 선수 이 씨가 관리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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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숨겨진 주식’ 65만 주 보유 정황 😮
과연 메모의 내용대로,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65만 주를 가지고 있었던 게 사실일까요? 사실이라면 어느 시점에 이 주식을 보유했던 것일까요?🤔
문제는 김건희 여사의 ‘동부증권 65만 주’ 보유 사실이 지금까지의 수사·재판 과정에서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메모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었죠.
그래서 뉴스타파는 김건희 여사가 아닌 다른 쩐주들의 주식 보유량에 주목했습니다. 메모에 적힌 다른 쩐주들의 주식이 언제 어떻게 움직였는지 파악한다면, 자연스레 김건희 여사의 주식 보유 시점도 알 수 있을테니까요.
뉴스타파는 검찰 수사 결과와 도이치모터스 감사보고서, 그리고 ‘선수 문건’ 일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2009년 12월 말 쩐주들의 주식 보유량이 메모의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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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 결과, 2009년 12월 말 쩐주들의 주식 보유량이 선수 이 모 씨의 메모의 내용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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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메모에 함께 적혀 있던 김건희 여사 역시, 2009년 12월 말 시점 동부증권 계좌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65만 주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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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주식 65만 주는 ‘선수’가 매집한 것? 🤨
이제 김건희 여사가 2009년 12월 말, 도이치모터스 주식 65만 주를 갖고 있었던 정황이 어느 정도 밝혀졌습니다. 그렇다면 김 여사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된걸까요?
그 해답은 다름아닌 검찰의 수사 기록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 1심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 일부인데요. 이 내용은 검찰이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를 인용한 것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매우 높은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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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계좌군은 이OO이 김건희, 양OO 계좌를 이용해 집중 매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간 (2009.12.10-2010.3.30) 중 113만 3,060주를 집중 매도한 것으로 확인됨 -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 1심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 중 (2022.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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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OO은 주가조작 선수 이 모 씨, 양OO은 이 씨에게 계좌를 맡긴 ‘쩐주’ 양 모 씨를 가리킵니다.
즉 위 내용은 ‘2009년 12월 10일부터 2010년 3월 30일까지, 주가조작 선수 이 씨가 김건희 여사와 양 씨의 계좌를 이용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집중 매수했다’ 라는 뜻이에요.🤔
아까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첫 범죄’ 날짜를 12월 23일로 본다고 했었죠? 그런데 이 날보다 약 2주 앞선 12월 10일부터 집중 매수, 즉 주가조작 범죄가 일어난 사실이 검찰 수사 기록에서 드러난 것입니다.
즉 검찰은 스스로의 수사 기록과도 맞지 않는 공소 기간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적용한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뉴스타파는 검찰 수사 기록에 나오는 양 씨의 주식 거래 내역을 분석해 봤는데요. 그 결과, 2009년 12월 양 씨는 어떤 계좌로도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위의 검찰 의견서 내용을 다시 살펴볼까요? ‘2009년 12월 10일부터 주가조작 선수 이 씨가 김건희, 양 씨의 계좌를 이용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집중 매수했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양 씨는 12월 내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기록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하나입니다. 2009년 12월 10일부터 이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집에 사용한 계좌는 바로 김건희 여사의 계좌였다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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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도이치 1차 작전에 현금 자산 80% ‘몰빵’했나 😰
지금까지 분석한 내용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김건희 여사는 2009년 12월 말 동부증권 계좌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65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 검찰은 2009년 12월 10일부터 선수 이 씨가 시세 조종을 위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집했다고 수사 기록에 적시했다.
- 그런데 당시 이 씨가 주식 매집에 사용한 계좌는 바로 김건희 여사의 계좌였다.
위 내용을 종합하면, 김건희 여사의 동부증권 계좌에 들어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65만 주, 또는 그 일부는 바로 주가조작 선수 이 씨가 매집한 주식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1차 작전’ 초기 단계인 2009년 12월 시점, 지금까지 밝혀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신한금융투자 계좌에 있었던 약 11만 4천 주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위의 추론이 사실이라면, 김건희 여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약 6배 많은 주식 65만 주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었던 셈이에요.🤔 따라서 김 여사가 ‘작전’에서 차지하고 있던 비중도 훨씬 더 커지게 됩니다.
이 65만 주를 당시 주가로 환산하면 약 14억 원에 달합니다. 지금까지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1차 작전’에 약 17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여기에 14억 원을 더하면 총 투자 금액은 31억 원이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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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여사가 ‘1차 작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17억 원과 이번에 드러난 주식 65만 주의 가치를 더하면 총 31억 원에 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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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개미 입장에서는 한 주식에 31억 원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요.😅 더 놀라운 것은 이 31억 원이 당시 김건희 여사의 현금 자산 중 약 80%로 추산된다는 점입니다.
즉 보유한 현금의 80%에 해당하는 31억 원을 도이치모터스 한 종목에 ‘몰빵’한 것이죠. 이는 사전에 ‘작전’ 정보를 알고 있지 않았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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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건희 봐주려 공소 기간 바꿨나 🤔
그렇다면 검찰이 왜 굳이 2009년 12월 23일을 도이치모터스 ‘1차 작전’이 시작된 날로 정했는지도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 2009년 12월 10일부터 주가조작 선수 이 씨가 김건희 여사 계좌를 이용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집한 것
- 그 결과 김 여사가 동부증권 계좌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65만 주를 보유하게 된 것
이 두 가지가 사실이라면 김건희 여사가 작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자연스레 높아집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14억 원 규모의 투자 사실이 밝혀지는 셈이니까요.
혹시 검찰은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12월 23일 이전의 거래 내역을 범죄 혐의에서 누락시킨 것 아닐까요?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를 조금이라도 감추기 위해서 말이죠.🤔
지금까지 전해드린 이야기를 보며 누군가는 ‘가짜뉴스’ 라고 손가락질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뉴스타파가 제기한 의혹이 ‘가짜’임을 증명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2009년 12월 당시 김건희 여사의 동부증권 계좌 내역을 공개하면 됩니다.
만약 계좌에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내역이 없다면, 자연스레 의혹도 해소되겠죠. 하지만 대통령실과 검찰 모두 뉴스타파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뉴스타파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최초 보도한지 4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동안 뉴스타파는 30건 이상의 탐사보도를 통해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제시했어요.
반면 대통령 측은 뚜렷한 해명도 없이 국회에서 의결된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했고, 검찰도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한 번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보냈어요. 정말 진실을 규명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그저 진실을 숨기기에 급급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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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함께재단 연간지 ‘함께한해’를 보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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