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검찰이 뉴스타파를 압수수색한 이후 두 달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검찰은 뉴스타파를 비롯해 여러 언론사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수사 범위를 점점 넓히고 있어요. ‘허위 인터뷰’, ‘대선 공작’ 등 검찰이 쓰는 단어를 보면 이미 수사의 결론은 나와 있고, 과정을 결과에 끼워 맞추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검찰이 문제삼고 있는 근본적인 내용은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입니다. 윤석열 당시 주임검사가 이끌던 대검 중수부가 ‘대장동 자금책’ 조우형 씨의 범죄 사실을 알고도 덮어줬다는 의혹인데요.
검찰은 이 의혹 자체가 허위라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검찰의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은 추가 취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죠. 이번 주 ‘타파스’는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의 근본부터, 최근 새롭게 밝혀진 진실까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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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건의 ‘원죄’, 부산저축은행 사건
‘사상 최대의 부동산 비리 사건’ 이라고 불리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민간 업자들이 뇌물과 로비 등을 통해 수천억 원의 개발 이익을 얻게 된 이 사건은, 2010년대 초반 금융계를 들썩였던 부산저축은행 사건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2010년까지만 해도 부산저축은행은 국내에서 가장 크고 튼튼한 저축은행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실체는 불법 대출, 분식회계, 뇌물 등 온갖 부정부패로 물든 부실 은행이었죠.🤨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고 고객들이 앞다퉈 돈을 빼가기 시작하자, 부산저축은행은 2011년 초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후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행위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당시 수사·기소를 지휘했던 주임검사가 바로 중수부 2과장을 맡고 있던 윤석열 검사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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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대검 중수부가 수사한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1심 판결문.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이 기소검사 맨 앞에 나옵니다. (출처: 대법원 판례검색 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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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부산저축은행은 수많은 부동산 사업장에 불법 대출을 시행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문제의 대장동 사업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장동 사업과 부산저축은행을 연결해준 자금책이 바로 조우형 씨였어요.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친인척이었던 조 씨는 대장동 사업에 총 1,805억 원의 불법 대출금을 끌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만약 검찰이 조 씨를 수사했다면 이 범죄 혐의를 피해갈 수 없었을텐데요.🤔
실제로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관련자들을 수사한 끝에 상당수의 범죄 혐의를 밝혀냈어요. 그런데 조우형 씨는 예외였습니다. 어째서인지 조 씨는 검찰에 불려가 참고인 조사만 받았을 뿐 더 이상 수사를 받지 않았어요.🤔
여기서 ‘대장동 로비스트’ 김만배 전 기자의 청탁으로 검찰 수사가 무마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김만배가 서울고검장과 특별검사를 지냈던 박영수 변호사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했고, 박영수의 말을 들은 검찰이 조우형 수사를 무마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 바로 윤석열 주임검사였다는 것. 여기까지가 뉴스타파가 제기한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의 핵심입니다.
이 의혹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 측은 당연히(?) 수사 무마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주된 근거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과 조우형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에요. 즉 애초에 수사 대상이 아니었으니 수사 무마도 없었다는 논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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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대장동 사건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 라는 취지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당시 대선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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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검찰의 주장대로 대장동과 조우형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을까요? 뉴스타파는 취재를 통해 검찰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여러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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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① “조우형이 대검 중수부 수사 받았다” 이강길 경찰 진술서
조우형 씨가 대장동에 천문학적인 대출금을 끌어왔을 무렵, 대장동 사업의 주인공(?)은 바로 이강길 씨였습니다. 이 씨는 대장동 사업 시행사를 처음 만든 인물로, 불법 대출과 뇌물 등 여러 범죄를 저지르며 대장동 사업의 초기 단계를 진행시켜 갔습니다.😰
하지만 이 씨의 불법 행위는 곧 경찰에 덜미를 잡히게 돼요. 경기지방경찰청은 2014년 횡령, 뇌물 등 이 씨의 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이 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자백했는데, 그 과정에서 조우형 씨의 역할에 대해서도 자세히 진술했어요.
위에서 조우형 씨가 부산저축은행에서 불법 대출금 1,805억 원을 끌어왔다고 얘기했었죠? 이후 조 씨는 이강길 씨로부터 용역비 10억 3천만 원을 받았는데, 이강길 씨는 이 돈이 ‘알선 수수료’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당한 용역의 대가가 아니라 불법 대출에 대한 대가였다는 뜻이죠.🤔
그러면서 “(조우형이)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수수료를 받은 것 때문에 ‘다른 곳’에서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라고 말했는데,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대검 중수부에서 맡아 수사한 사건이었어요. 즉 이 씨가 언급한 ‘다른 곳’은 대검 중수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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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지방경찰청에서 작성한 이강길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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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또 대장동 대출금과 관련된 문답에서 “대검 중수부에서 부산저축은행 관련 자료들을 제출하라고 했다” 라며 직접 ‘대검 중수부’라는 단어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즉 이강길 씨의 진술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는 조우형 씨와 대장동 대출금을 수사 대상에 올리고 관련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조우형과 대장동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 라는 검찰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진술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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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② “검찰 수사 받았다” 조우형 경찰 진술서
이강길 씨를 수사하던 경찰은 당시 조우형 씨도 참고인으로 불러서 조사했습니다. 조 씨는 ‘이강길에게 받은 10억 3천만 원은 정당한 용역의 대가’ 라고 주장했는데요. 수사 과정에서 조 씨는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검찰에서)부산저축은행의 부실대출건 뿐만 아니라 (...) 저를 돈세탁에 이용하지 않았냐 하는 내용으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저뿐만 이니라 회사, 가족들의 모든 계좌를 압수수색하고 소환되어 조사를 받아 저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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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방경찰청에서 작성한 참고인 조우형 진술조서 중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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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미 검찰에서 자신을 샅샅이 수사했지만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니 자신은 결백하다는 주장입니다. 또 조 씨는 자신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다고 했는데, 이는 이강길 씨의 진술과 마찬가지로 2011년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가리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두 사람이 서로 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조우형이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았다’ 라는 진술만큼은 일치하는 셈입니다.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 당시 조우형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 라는 검찰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황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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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술은 거짓말? 검찰의 ‘표적 수사’ 믿을 수 있나🤨
뉴스타파와 언론사들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최근 이강길, 조우형 두 사람을 주요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사에서 이들은 ‘2014년 경찰 진술은 상황을 모면하려는 거짓말이었다’, ‘2011년 검찰은 조우형과 대장동을 수사하지 않았다’ 라며 180도 달라진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그러나 두 사람의 2014년 경찰 진술은 거짓말이라고 하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많습니다. 우선 당시 경찰 수사의 핵심은 대출금 횡령과 뇌물 혐의였기 때문에, 굳이 대검 중수부의 수사 여부에 대해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당시 두 사람은 서로 적대적인 관계였는데요. 원래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이강길 씨가 조우형, 남욱, 정영학 등에 의해 쫓겨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이 서로 말을 맞췄을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여요.
무엇보다 우리는 검찰이 권력을 위해, 이익을 위해, 또는 검찰 스스로를 위해 수사 결과를 마음대로 뒤집는 행태를 수없이 봐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나 증인들을 회유·협박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뉴스타파를 비롯해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들이 ‘표적 수사’ 대상이 되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흔들림 없는 진실입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취재를 통해,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진실을 쌓아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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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기사를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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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의 대통령기록> 서울 북토크에 뉴스타파 회원님을 초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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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벼랑 끝의 대통령기록' 출판 기념 북토크 및 뉴스타파 침탈 상황 Q&A
- 일시: 2023.11.30.(목) 저녁 7시 (1시간 반가량 진행)
- 장소: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73)
- 출연: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저자 조영삼 전 서울기록원장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공공기록은 뭘까요?
바로 대통령기록입니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기록이라는 게 뭔지, 왜 중요한지, 어떤 정부가 기록을 제대로 관리했는지, 지금 윤석열 정부는 어떤지 등은 그동안 우리가 잘 모르고 지냈습니다.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뉴스타파함께재단 출판부 ‘도서출판 뉴스타파’가 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대통령기록의 핵심’을 담은 최초의 책 <벼랑 끝의 대통령기록>을 펴냈습니다.
이 책은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습니다. 조영삼 저자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실에서 일하며 대통령기록관리제도 수립에 참여한 이후, 끊임없이 대통령기록에 관심과 고민을 이어온 결과 이 책이 탄생했습니다. 책 본문에는 기록을 향한 노 전 대통령의 의지, 기록관리제도 도입 후의 험난한 과정들, 기록 유출 논란 등 실제 사례도 흥미롭게 다룹니다.
국회, 청와대, 정부에서 기록관리 실무 책임을 담당했고, 연구가이자 정보공개 활동가로 폭넓게 활동해온 조영삼 저자, 오랫동안 공공기록에 관심을 가지고 취재해온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가 기록을 둘러싼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윤석열 정권이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독립언론 뉴스타파를 침탈하고 있습니다. 책 내용뿐 아니라 김용진 대표와 함께 뉴스타파와 뉴스타파함께재단 최근 소식도 나누는 시간 가지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선착순 마감(선정된 분들께 개별 문자 연락을 드립니다)
- 행사 현장에서 책을 구매하시면 저자 사인을 해드립니다.
- 문의: 뉴스타파함께재단 사무국 02-6956-3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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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족벌’ 기간 한정 무료 공개를 진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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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뉴스타파 탄압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타파를 겨냥해 용산 대통령실은 ‘희대의 대선공작’,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공화국을 파괴하는 쿠데타, 사형에 처해야 할 국가반역죄’라는 망언을 쏟아냈습니다. 방통위, 방심위도 가짜뉴스라는 프레임으로 뉴스타파를 죽이려 듭니다. 그런데 과연 지난 100년 역사에서 민족을 배신하고, 국가에 반역하고, 쿠데타 세력에 부역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해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린 장본인은 누구일까요? 바로 족벌, 재벌 거대 기득권 매체입니다.
뉴스타파함께재단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이들의 정체를 철저히 추적한 영화 ‘족벌-두 신문 이야기’를 올해 연말까지 무료 공개합니다.
👉영화 보러 가기: https://youtu.be/mdSQQvrB3E0
👉뉴스타파함께재단은 독립언론 연대 협업 사업과 함께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한 영화와 책을 제작합니다. ‘족벌’과 같은 영화를 더 만들 수 있도록 함께재단과 함께해 주세요: https://withnewstapa.org/don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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