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년 새해를 앞둔 작년 12월 3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됐습니다. 뇌물, 횡령 등 혐의로 징역 17년을 받고 감옥에 수감된 지 2년 만(!)의 일인데요.🤔
유죄가 확정된 사안 이외에도 광우병 소고기 사태, 언론 탄압 등등 이명박 정부 내내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이 바로 4대강 사업이었어요. 지난 2011년 총 30조 원(추정)을 들여 완공된 이 사업은 완공 이후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의 핵심은 시멘트 벽인 ‘보’를 설치해서 홍수 피해도 막고, 강물의 흐름을 유동적으로 조절하겠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4대강 보는 홍수 예방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녹조로 인한 국민 안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4대강 보 해체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민주당 정권이 4대강 사업을 폄훼하고 있다”, “4대강 보를 지키겠다” 라고 말했고, 이 말대로 지금 윤석열 정부는 전임 정부의 정책을 뒤집고 4대강 보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2022년 경북 상주에서 유세 중인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같은 사업을 두고 두 정부가 전혀 다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 뉴스타파는 이 상황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우리보다 앞서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곳을 찾아가보기로 했어요. 바로 미국에 있는 클라마스(Klamath) 강입니다.
미국, 세계 최대 댐 철거 프로젝트… 이유는 ‘녹조 때문’🤔
클라마스 강은 미국 오레곤 주와 캘리포니아 주에 걸쳐 흐르는 강입니다. 총 길이는 414km로 낙동강의 약 4/5정도예요. 한때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생산적인 연어 서식지’라고 불릴 정도로 연어가 많이 잡히는 풍요로운 강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퍼시픽 코퍼레이션’이라는 업체가 이 강에 수력 발전 댐을 건설하면서 상황이 점점 변하기 시작합니다. 댐이 건설되자 바다에서 올라오는 연어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고, 그나마도 병에 걸려 폐사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원주민들은 수질과 생태 전문가를 고용해 클라마스 강의 상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댐으로 막혀 있는 강물에서 대량의 녹조가 발생했고, 이 녹조의 독성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이와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원주민들은 정부에 댐 철거를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 클라마스 강에 건설된 콥코(Copco) 댐에서 녹조가 흘러내리는 모습.
그 결과 정부는 댐 운영사인 퍼시픽 코퍼레이션에 ‘강의 수질을 개선하라’ 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퍼시픽 코퍼레이션 역시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어요. 하지만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녹조를 제거하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퍼시픽 코퍼레이션은 4개의 댐을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2023년 현재 댐 철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댐을 유지하면 녹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댐을 유지한 채로 녹조 제거 비용을 치르는 것보다 차라리 댐을 철거하는 편이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낙동강 농산물에서 녹조 독소 검출… 우리 정부 태도는?😨
클라마스 강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아래와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의 흐름이 막히면 녹조가 발생한다.
녹조의 독소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파괴된 생태계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간다.
클라마스 강에 댐이 건설된 것은 1960년대의 일입니다. 지난 60년 동안 지역 원주민들과 생태계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미국은 위와 같은 교훈을 얻기 위해 아주 값비싼 비용을 치른 셈이죠.🤔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요? 4대강 중 가장 많은 보(8개)가 설치된 낙동강의 경우, 보가 설치된 곳을 중심으로 곳곳의 물 흐름이 막혀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해마다 녹조가 대량으로 발생해 강을 온통 뒤덮곤 해요.😨
▲ 2022년 여름, 경남 양산시의 논에 낙동강에서 유입된 녹조가 가득차 있는 모습.
문제는 무려 1,300만 명의 국민들이 낙동강 물을 식수나 농업용수로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2022년 국립부경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낙동강 물로 재배한 쌀과 배추, 무에서 녹조의 독성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어요. 녹조의 독성이 국민들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죠.😨
위에서 살펴본 클라마스 강의 경우, 강 인근에 거주하는 원주민은 몇 만 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은 환경과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댐을 철거한다는 결정을 내렸어요. 우리나라 역시 더 큰 대가를 치르기 전에,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4대강 보 해체’ 정책을 완전히 뒤집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녹조의 위험성을 애써 무시하는가 하면, 명백한 허위 보도를 근거로 사실을 왜곡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국 클라마스 강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녹조가 환경과 국민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은 명백한 과학적 사실이에요. 하루라도 빨리 강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안전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윤석열 정부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