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김병기 의원, 첫 경찰 조사… 뉴스타파 최초 보도 이후 6개월만 자녀 편입 및 취업 특혜·배우자 법인카드 유용·보좌진 사적 동원 등 13개 의혹
어제(26일), 자녀 편입 및 취업 특혜·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등 13가지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기 의원(무소속·서울 동작구 갑)이 서울경찰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3선에 성공한 김병기 의원은 지난해 6월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 자신과 가족 관련 의혹이 연달아 불거지면서, 원내대표직 사퇴에 이어 민주당에서 제명 조치까지 당하게 됐는데요.🤔
하지만 김병기 의원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모든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26일 경찰 소환 당시 발언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김 의원은 이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제기된 모든 의혹과 음해를 말끔하게 해소하고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겠다” 라고 말했어요.
▲ 26일 서울경찰청에 출석하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 이날 김 의원은 “모든 의혹과 음해를 해소하고 명예를 회복하겠다” 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을 향한 모든 의혹들을 음해로 치부하는듯한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김 의원의 말대로, 그가 받고 있는 수많은 의혹들은 모두 ‘음해’에 불과할까요? 이번 주 타파스는 뉴스타파가 지금까지 보도한 김병기 의원 관련 의혹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뉴스타파가 던진 질문들
김병기 의원이 받고 있는 13가지 의혹은 각각 무엇일까?
김병기 의원 수사를 통해 국회의원들의 권력형 비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 주목해야 할 사실들
김병기 의혹① 차남 숭실대 편입에 영향력 행사?
뉴스타파가 김병기 의원 관련 의혹을 처음 보도한 것은 지난해 9월입니다. 당시 뉴스타파가 보도한 의혹은 김병기 의원의 차남 김 모 씨의 숭실대 편입 및 채용 특혜 의혹이었어요.
지난 2021년 김병기 의원은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숭실대학교를 찾아 총장과 입학처장 등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숭실대학교는 김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 갑’ 지역이 아니라 ‘동작 을’ 지역에 속해 있어요. 그렇다면 김 의원은 왜 자신의 지역구도 아닌 학교를 방문한걸까요?
뉴스타파는 여러 숭실대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당시 김병기 의원이 숭실대 총장 앞에서 편입 방법을 문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리 옆 지역구 의원이라지만, 국회의원이 직접 대학교 총장을 찾아 편입 방법을 물어봤다는 것 자체가 어쩐지 수상해 보이는데요.🤔
▲ 2021년 김병기 의원과의 만남에 참석했던 숭실대 교수는 ‘김 의원이 숭실대 편입학 요건을 물어봤다’ 라고 증언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김병기 의원이 숭실대 총장을 만나고 몇 달 뒤인 2022년 4월, 김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지희 동작구의회 의원과 김병기 의원실 보좌 직원 역시 숭실대를 찾아 편입 절차를 물어봤다고 해요.
그리고 1년이 지난 2023년 3월, 김병기 의원의 차남 김 씨는 숭실대 계약학과 과정 편입에 성공합니다. 김 의원과 김 의원의 보좌 직원, 김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구의회 의원이 연달아 숭실대를 방문한 뒤, 김 의원의 차남이 숭실대 편입에 성공한 것이죠. 김 의원이 차남의 편입 과정에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실제로 당시 김병기 의원실에 근무했던 한 보좌 직원은 “김병기 의원이 차남의 편입 방법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라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김 의원은 차남의 대학 편입이라는 사적인 업무에 공적 자원인 국회 보좌진을 동원한 셈이에요.😡
김병기 의혹② 사적 업무에 국회 보좌진 동원… 아내 병원 동행까지
또 뉴스타파는 위 사례 이외에도, 김병기 의원의 국회 보좌진이 사적 업무에 동원되는 현장을 직접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2시경, 김병기 의원의 아내 이 모 씨가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을 찾았습니다. 이는 개인 진료를 위한 방문으로, 김 의원의 의정 활동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어요.
그런데 이날 이 씨는 김병기 의원실 소속 8급 비서관 김 모 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뒤이어 김병기 의원실 4급 보좌관 김 모 씨도 병원을 찾았는데요. 두 보좌진은 진료가 끝날 때까지 이 씨의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뉴스타파는 김병기 의원의 아내 이 씨가 두 보좌진과 함께 병원을 찾은 모습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이는 김병기 의원실 소속 보좌진이 사적 업무에 동원됐다는 증거입니다.😡
▲ 지난해 12월 23일, 개인 진료차 병원을 찾은 김병기 의원의 아내 이 모 씨(오른쪽 동그라미)와 김병기 의원실 소속 4급 보좌관 김 모 씨(왼쪽), 8급 비서관 김 모 씨(가운데)
김병기 의혹③ 아내 ‘업추비 유용’ 사실 알고도 덮었다
김병기 의원과 아내 이 씨를 둘러싼 의혹은 또 있습니다. 바로 이 씨가 조진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에요. 뉴스타파 취재에 따르면, 이 씨는 여의도 일대의 한정식집과 일식집 등에서 최대 370만 원에 달하는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뉴스타파는 당시 김병기 의원이 이 사실을 알고도 덮으려 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김 의원이 자신의 보좌 직원에게 ‘업추비 유용’ 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한 것인데요.😰
이 통화에서 김병기 의원은 아내 이 씨가 쓴 카드 내역을 조진희 부의장이 쓴 것으로둔갑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힙니다. 업추비 카드 자체는 조 부의장의 것이니, 조 부의장이 카드를 쓴 것으로 말을 맞추기만 하면 사건을 덮을 수 있다는 취지였어요.
그런데 김병기 의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아내가 업추비 카드를 쓰는 모습이 CCTV에 남아있을 가능성까지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카드 사용 내역과 CCTV를 대조해 보면 거짓말이 들통나게 될테니까요.🤔
이에 김 의원은 보좌 직원에게 ‘아내가 업추비 카드를 쓴 식당에 가서, CCTV를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 것을 요청해라’ 라며 사건 은폐를 지시합니다. 심지어 아내가 업추비 카드를 유용한 기간 동안 자신의 일정 기록까지 전부 삭제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어요.
국회의원의 아내가 구의회 부의장의 업추비를 유용했다는 것 자체도 놀랍지만, 그 사실을 안 국회의원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도 놀라운 일입니다. 심지어 CCTV와 자신의 일정 기록까지 주도면밀하게 숨기면서 말이죠.🤨
▲ 김병기 의원은 아내의 ‘업추비 유용’ 사실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고 했습니다.
😮 이 보도가 중요한 이유
지금까지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병기 의원 관련 주요 의혹들을 살펴봤습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평상시 ‘타파스’ 분량을 거의 다 채운 것 같은데요.😅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현재 김 의원이 받고 있는 의혹은 총 13가지에 달합니다. 아래에 13가지 의혹을 쭉 나열해 볼게요.
▲동작구의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배우자 이 씨의 동작구의회 업추비 유용 ▲업추비 유용 사건 수사 무마 ▲쿠팡 인사 불이익 및 업무방해 ▲차남 숭실대 편입·중소기업 특혜 ▲차남 빗썸·두나무 채용 청탁 ▲장남 국가정보원 채용 개입 ▲장남 국정원 국정원 업무에 보좌진 동원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공항 의전 요구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보좌진 텔레그램방 열람 등 정보통신망법·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강선우 의원 공천 헌금 1억 원 수수 묵인
위에 나열된 의혹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띕니다. 바로 국회의원의 권력을 이용해 각종 특혜를 챙기고 불법을 묵인하는,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 의혹이라는 점이죠.🤔
김병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세 번의 공천을 받고 당선에 성공한 3선 의원입니다. 하지만 김 의원의 권력형 비리 의혹이 드러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그만큼 국회의원의 비리를 세상에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겠죠. 김병기 의원에 대한 수사가 국회의원과 권력자들의 권력형 비리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는 본보기가 되길 바랍니다.